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기업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이 큰 가운데, 기업실적 추정치에 대한 낙관성이 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의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적지 않게 조정 받고 있지만 기업 실적 추정 컨센서스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떨어지고 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과대평가됐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분석업체 IBES에서 집계하고 있는 MSCI KOREA 지수의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는 6월까지 3개월 연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분기별 실적 컨센서스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Fn가이드에서 집계하는 시가총액 상위 20대 종목의 전년동기대비 2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1.8%로, 한 달 전의 추정치 21.6%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가들의 추정치에 대해 투자전략가가 다시 추정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PPI(생산자물가) 상승률이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지속 웃도는 현상이나 가공단계별 물가에서 생산재 물가지수 상승률이 최종재 물가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것은 기업의 마진 축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치솟은 물가에 대해 소비자들이 비자발적인 소비 축소(동남아와 중국의 유류 보조금 축소, 한국에서의 차량 운행 대수 감소 등)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 2분기 중반부터라 기업분석가들의 추정치에 이런 변화들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도, 늘 시장이 옳았다”며 “비이성적인 움직임처럼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시각이다.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는 늘 주가에 후행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현 실적 컨센서스로 장세 대처의 틀을 짜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봤다.

향후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기업실적 보다는 급등한 국제 유가의 반락이나 자산가치가 동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