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ing Company : HYUNDAI MOBIS] '모듈화' 제2 자동차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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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9일 중국 베이징 북동쪽 외곽에 있는 현대모비스 베이징공장.토요일인 데도 공장은 주ㆍ야 2교대로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4월 초부터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모듈(여러 부품을 기능별로 조립해 만든 반제품)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시장에 새로 선보인 중국형 아반떼 위에둥을 사겠다는 주문이 폭주하면서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2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파트너'=현대모비스는 현대ㆍ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이면 국내ㆍ외를 가리지 않고 함께 진출하는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모비스는 해외 공장 560만개 아이템을 포함해 연간 1130만개 아이템의 모듈 및 핵심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중국 인도 슬로바키아 등 4개국에서 10개 공장을 가동 중이며 내년에는 체코와 미국,2010년에는 러시아에 새 공장을 건설한다.
2011년까지 국내 300만대,해외 300만대 등 글로벌 6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현대ㆍ기아차의 계획은 현대모비스 없이는 이루기 힘들다.
현대모비스 기술력의 핵심은 '모듈화'다.
2만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몇 개의 큰 부분으로 나눠 미리 조립한 다음 완성차 공장에 납품하는 것이다.
자동차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대량생산의 숙원을 이룬 포디즘(Fordism)이 제1의 자동차 혁명이라면 모듈화 기술은 제2의 자동차 혁명으로 불린다.
과거 완성차 공장들은 부품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일일이 조립해야 했지만 지금은 섀시 모듈(차량의 뼈대),프런트엔드 모듈(보닛 등 차량의 앞부분),운전석 모듈(앞좌석) 등만 끼워 맞추면 된다.
이 방법에 힘입어 완성차 생산라인에선 1분이면 승용차 1대가 나온다.
모듈로 납품받는 만큼 부품을 보관하는 별도 공간이 필요없다는 이점도 있다.
◆핵심부품 독자 개발=브레이크,에어백,조향장치 등 핵심 자동차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7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독자 개발한 첨단 전자식 잠김방지브레이크(ABS)인 '모비스 전자식 브레이크 장치(MEB)'를 상용 생산하기 시작했다.
ABS는 현대차가 이전까지 독일의 보쉬로부터 전량 공급받던 첨단 부품이다.
기존 전자식 ABS에 차체자세 제어장치(ESC)의 기능을 더해 만든 MEB는 제동능력을 향상시켰음에도 소음과 무게는 줄어 승차감과 연비까지 개선하는 장점을 갖는다.
지난 3월에는 '상해 저감형 조수석 에어백'을 독자 개발,하반기부터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수출용 차량에 장착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6세 이하 어린이나 노약자가 조수석에 타면 이를 센서가 감지,에어백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고 얼굴 이외의 부위로 충격을 분산시켜 부상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전동식 조향장치(MDPS)의 완전 국산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MDPS는 전기모터와 센서만으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조작 때 필요한 동력을 얻기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는 유압식 조향장치와 비교하면 차량 연비가 3.1% 높다.
미국의 TRW와 독일의 ZF 등 일류 부품 기업만이 독자 기술을 갖고 있는 첨단 부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브레이크와 에어백,조향장치 등의 기능을 한꺼번에 제어하는 차량 통합 제어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현대ㆍ기아차도 메르세데스벤츠처럼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는 능동형 안전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소싱 통한 신시장 개척=현대모비스는 지난해 8월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크라이슬러 공장 내에 모듈 공장을 완공하고 2007년형 지프 랭글러에 들어가는 섀시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크라이슬러가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글로벌소싱을 추진하면서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을 인정,새로운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올해 4월에는 중국의 창사중타이자동차에 4000만달러어치의 제동장치를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제동장치와 에어백 등의 수주 활동을 확대해 올해 4000만달러 이상의 공급 계약을 추가로 따낸다는 방침이다.
임채영 현대모비스 부사장(모듈사업본부장)은 "향후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해 핵심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