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ing Company : HYUNDAI MOBIS] AS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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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현대자동차 엑센트 승용차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모하메드 주단씨(30)는 얼마 전 고장난 변속기를 수리하기 위해 가까운 정비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오래 된 차량이라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며 한 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왔다.
고민하던 주단씨는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던 중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대모비스 부품 대리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다음 날 그곳을 찾아갔다.
대리점 측은 두바이 외곽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부품을 가져오면 쉽게 고칠 수 있다며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현대ㆍ기아차 AS로 시너지 높인다=주단씨 사례처럼 현대ㆍ기아차 차량을 신속하게 애프터서비스(AS)할 수 있는 것은 현대모비스가 전 세계에 구축해 놓은 부품ㆍ물류 네트워크 덕분이다.
모비스는 현재 201개국에 18개 물류센터와 9870여개의 부품 대리점을 두고 현대ㆍ기아차 고객을 대상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모듈 사업과 함께 AS용 부품 사업을 회사의 양대 축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현대ㆍ기아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해외 생산기지가 늘어남에 따라 AS용 부품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였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행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 차량은 160여개 차종,1500만대에 이르고 이에 들어가는 부품은 127만가지가 넘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ㆍ기아차 AS용 부품 시장 규모가 연간 15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데다 각국에서 보증수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AS용 부품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이 회사 AS용 부품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6.2%로 전체 매출 증가율(3.9%)보다 높았다.
현재 48%인 AS용 부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몇년 안에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S용 부품 사업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었다.
현대ㆍ기아차는 자동차 연구개발과 판매,브랜드 관리에 전념하고 AS 부문은 현대모비스가 맡음으로써 그룹 내 시너지 효과도 커졌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하는 일이 자동차를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이라면 그 이후 일어나는 AS 수요에 대응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은 모두 현대모비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중동 등 개도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까지 '짝퉁 부품'이 현대모비스 상표를 달고 판매되는 현실도 이 회사가 AS용 부품 사업을 중요시하는 이유다.
유통 과정이 불투명한 이들 제품은 대부분 품질 수준이 낮고 잦은 고장을 일으켜 자칫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24시간 내 부품공급한다=현대모비스는 물류 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고객 수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부품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2002년 세워진 중동물류센터는 최첨단 수요예측 시스템인 DCS(date communication system)를 가동하고 있다.
최근 판매실적을 토대로 각 부품별 수요를 예측,적당량의 재고를 미리 확보해 둠으로써 고객이 주문하는 즉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전에는 주문에서 공급까지 한 달 이상 걸리던 게 지금은 10일 이내로 크게 줄었다.
유럽에서는 사업권역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벨기에에 있는 유럽 부품판매 총괄법인을 비롯해 독일 영국 스웨덴 러시아 슬로바키아 등 유럽 각국에 흩어져 있는 물류센터의 규모와 국가 간 거리,교통 상황 등을 토대로 각 지역별로 어느 물류센터를 이용할 때 가장 빠른 시간에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를 분석해 공급 체계를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유럽에서 95% 이상의 부품 공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부품 중 95%는 대리점에서 즉시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LA 마이애미 몽고메리 등 3곳에 물류센터가 있는 미국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4곳에 물류센터가 있는 중국에서는 각 지역의 재고를 통합관리함으로써 효율을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해외 물류센터를 28개로 늘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24시간 안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대리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오전에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그날 오후 부품을 배달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물류체계를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