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고유가와 금융불안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이탈현상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올 1월부터 6월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종목 주가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금융불안과 고유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전년말대비 11.21%, 코스닥지수는 15.56% 하락했다.

특히 금융불안 등에 따른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일평균거래대금이 전년대비 12.13% 감소한 6조655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들의 탈출 러시가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8조8099억원, 개인은 2조867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7조457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은 운수장비와 금융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기관과 개인이 각각 605억원, 7601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83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안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펀드들이 리스크 회피와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매도공세를 펼친 것이 주요인"이라며 "하지만 물가불안이라는 부정적 요인은 상존하지만 경기불안감은 상반기에 이미 반영된 측면이 강하고 그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여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기전자와 의료정밀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고, 코스닥시장은 방송서비스와 기계장비를 제외한 전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투자자별 매매비중에서는 개인 매매비중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남광토건(883.87%)과 세방전지(245.17%), 삼화전자(232.47%)가 가장 많이 상승했고, 하락률 상위종목은 성신유브렉스(-72.76%)와 한화증권(-58.94%), 삼호개발(-57.07%)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모헨즈(443.59%)와 오알켐(433.00%), 에임하이(390.60%)가 주가를 올리며 증시를 달군 반면 글로포스트(-82.49%)와 이노비츠(-81.30%), 엑스씨이(-81.11%)는 상대적으로 추락일로를 걸었다.

그룹별 시가총액은 삼성이 166조9827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48% 증가한 가운데 기관은 삼성과 현대차를 주로 순매수하고 외국인은 삼성과 현대중공업을 주로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사 경쟁에서는 지난해말 4위였던 한국전력이 고유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민은행에 자리를 넘겨주고 5위로 한계단 밀렸고, LG전자가 휴대폰 부문 실적의 비약적 성장으로 11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