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002년 처음 선보인 '트롬(TROMM)'으로 세계 드럼세탁기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생산량은 지난해 7월 말 1000만대를 돌파했다.

트롬이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발돋움한 것은 2005년부터다.

삶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스팀 트롬'을 내놓으며 드럼세탁기 분야의 기술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것.스팀 트롬 기술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의 '2006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LG전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집먼지와 진드기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알러지 케어' 기능이 첨가된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KAF),영국알레르기협회(BAF) 등으로부터 우수한 제품이라는 인증을 받았다.

트롬은 디자인 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에 핑크,블루 등 다양한 색상의 패널을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꽃의 화가'로 알려져 있는 하상림씨의 꽃그림을 패널에 새긴 제품을 내놓았다.

트롬은 드럼세탁기의 대중화를 앞당긴 제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선 세탁기 크기를 키웠다.

작은 용량 위주인 드럼세탁기 시장이 10㎏ 이상 대용량급 중심으로 바꾼 것.드럼세탁기는 이불처럼 덩치가 큰 세탁물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이 회사가 출시한 가장 용량이 큰 제품은 15㎏급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도 드럼세탁기 사용자들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의 '스팀 트롬'은 지난해 초 미국 에너지성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에 부여하는 '에너지 스타(Energy Star)' 평가에서 10㎏ 이상 대용량 세탁기 중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유럽에서는 세탁력,에너지,탈수 기능 모두 'A 등급'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에너지 위너상'을 매년 수상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업체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 중 하나다.

세탁기를 담당하는 DA(가전)사업본부는 매출액의 5%가량을 R&D에 투자한다.

드럼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다이렉트 드라이브(DD.Direct Drive) 모터가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DD 모터 개발로 세탁기 진동과 소음이 개선됐으며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두 개 관에서 각각 스팀과 고농축 세제수가 나오도록 한 '듀얼 스팀 기술',새로운 헹굼 방식을 적용해 옷감과 세탁통의 세제 찌꺼기를 제거하는 '안심행굼 기술' 등도 트롬의 품질을 높인 신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탁기 라인의 생산속도가 대폭 빨라진 것도 R&D 성과로 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9~10초에 한 대씩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정비했다.

작업에 방해가 되는 사소한 장애를 제거,작업자들이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조립에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요즘 빨래를 넣고 빼는 드럼 출입구 위치를 기존 제품보다 18㎝ 높인 '프리 업(Free Up) 트롬'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제품은 허리와 무릎에 주는 충격을 절반으로 줄여 40~50대 주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LG전자는 프리업 트롬으로 최근 대한인간공학회가 주최하는 '인간공학 디자인상'에서 가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인간공학회는 사용의 용이성,품질,안전성 등을 감안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