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올리기 경쟁→깎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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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을 이끌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그동안 경쟁적으로 올려놓은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부진→주가하락→목표주가 하향'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전망 불투명…대형株 목표가 속속↓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GS건설 등의 대형주와 함께 토필드 대덕전자 대덕GDS 등의 중소형주 목표주가가 최근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SK증권이 기존 91만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전일 83만원으로 낮춘 것을 비롯, 미래에셋증권(90만원→80만원) 골드만삭스(84만8000원→82만1000원) 등 국내외 증권사들이 하향 러시에 동참했다.
지난 4월말 삼성전자 주가가 2년여만에 70만원을 넘자 '왕의귀환'이라고 찬사하며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크게 올렸던 증권사들이 2달만에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박정욱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부문은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하반기엔 이익이 크게 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LCD부문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하반기 이익률 감소가 예상되고, 휴대폰도 외형은 커지겠지만 이익률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세계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대했던 반도체 수익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계속되는 '팔자'로 5월 고점 대비 30% 넘게 주가가 빠진 LG디스플레이도 목표주가가 하향 대상에 들어갔다. 하반기 LCD패널의 공급과잉 우려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 탓이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의 전년동기대비 증감율과 LCD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6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낮춰잡았다.
LCD 수급 상황이 올 3분기 균형 수준에서 4분기 중후반엔 공급과잉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성준 SK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대형 LCD TV 수요 둔화 등을 감안해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3.1%와 10.7% 낮췄다"며 목표주를 7만2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코스닥시장에선 셋톱박스 업체 토필드가 '혹평'을 받았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토필드가 실적 부진에다 시장의 신뢰까지 상실했다"면서 이 회사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박 연구원은 "토필드가 매출채권 감소를 위해 매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면서 "시장에 이런 사실을 제때에 알리지 않아 주주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김효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2분기에 매출 120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해 '어닝쇼크'가 예상된다"며 토필드의 적정 주가와 투자의견을 각각 1만1000원과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디카 부문 부진으로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삼성테크윈(동부, 7만1000원→6만5000원), 2분기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대덕전자(한국, 7600원→5000원), 원자재 리스크가 여전한 대덕GDS(한국, 1만1000원→9000원) 등도 최근 목표주가가 내려갔다.
◆전망은 좋은데 시장이 안 좋아.."목표가 하향 이어질 듯"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데도 목표주가가 낮아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지난해의 72% 수준이 1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지표 하락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46만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등 기업가치는 보다 견고해 질 것으로 보이나 증시 전반의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목표가를 낮췄다는 얘기다.
GS건설도 향후 전망이 좋지만 최근 주가가 너무 큰폭으로 빠져 목표주가가 하락한 경우다.
이경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GS건설의 실적은 두드러질 것"이라며 '매수' 추천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2% 내린 16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충분한 인원 충원으로 무리없이 진행되는 해외 신사업 영역 확장과 순차입금 1000억원 수준의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이나 향후 실적 전망 등을 토대로 목표주가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시장 상황과 분위기에 휩쓸려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지수가 계속 떨어지면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높은 목표주가를 계속 고수하긴 힘들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부진→주가하락→목표주가 하향'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전망 불투명…대형株 목표가 속속↓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GS건설 등의 대형주와 함께 토필드 대덕전자 대덕GDS 등의 중소형주 목표주가가 최근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SK증권이 기존 91만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전일 83만원으로 낮춘 것을 비롯, 미래에셋증권(90만원→80만원) 골드만삭스(84만8000원→82만1000원) 등 국내외 증권사들이 하향 러시에 동참했다.
지난 4월말 삼성전자 주가가 2년여만에 70만원을 넘자 '왕의귀환'이라고 찬사하며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크게 올렸던 증권사들이 2달만에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박정욱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부문은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하반기엔 이익이 크게 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LCD부문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하반기 이익률 감소가 예상되고, 휴대폰도 외형은 커지겠지만 이익률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세계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대했던 반도체 수익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계속되는 '팔자'로 5월 고점 대비 30% 넘게 주가가 빠진 LG디스플레이도 목표주가가 하향 대상에 들어갔다. 하반기 LCD패널의 공급과잉 우려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 탓이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의 전년동기대비 증감율과 LCD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6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낮춰잡았다.
LCD 수급 상황이 올 3분기 균형 수준에서 4분기 중후반엔 공급과잉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성준 SK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대형 LCD TV 수요 둔화 등을 감안해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3.1%와 10.7% 낮췄다"며 목표주를 7만2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코스닥시장에선 셋톱박스 업체 토필드가 '혹평'을 받았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토필드가 실적 부진에다 시장의 신뢰까지 상실했다"면서 이 회사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박 연구원은 "토필드가 매출채권 감소를 위해 매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면서 "시장에 이런 사실을 제때에 알리지 않아 주주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김효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2분기에 매출 120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해 '어닝쇼크'가 예상된다"며 토필드의 적정 주가와 투자의견을 각각 1만1000원과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디카 부문 부진으로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삼성테크윈(동부, 7만1000원→6만5000원), 2분기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대덕전자(한국, 7600원→5000원), 원자재 리스크가 여전한 대덕GDS(한국, 1만1000원→9000원) 등도 최근 목표주가가 내려갔다.
◆전망은 좋은데 시장이 안 좋아.."목표가 하향 이어질 듯"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데도 목표주가가 낮아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지난해의 72% 수준이 1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지표 하락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46만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등 기업가치는 보다 견고해 질 것으로 보이나 증시 전반의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목표가를 낮췄다는 얘기다.
GS건설도 향후 전망이 좋지만 최근 주가가 너무 큰폭으로 빠져 목표주가가 하락한 경우다.
이경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GS건설의 실적은 두드러질 것"이라며 '매수' 추천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2% 내린 16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충분한 인원 충원으로 무리없이 진행되는 해외 신사업 영역 확장과 순차입금 1000억원 수준의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이나 향후 실적 전망 등을 토대로 목표주가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시장 상황과 분위기에 휩쓸려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지수가 계속 떨어지면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높은 목표주가를 계속 고수하긴 힘들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