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감사에 시중은행과 감사원 출신 인사들이 속속 임명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국민은행에서 노조위원장과 인사본부장 등을 지낸 강경수씨가 광주은행 감사로 임명된 데 이어 지난달 말 김준호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기업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옛 한일은행 출신인 이대우 전 우리증권 상무가 수출입은행 감사로 취임하는 등 최근 들어 시중은행 출신 인사 3명이 금융 공기업 감사로 새 둥지를 틀었다.

과거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출신들이 국책은행 감사를 사실상 독식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감사원 출신들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조현명 전 감사원 사무차장이 금융위 산하 예금보험공사 출신들이 맡아오던 우리은행 감사에 임명됐고,이승문 전 감사원 국장은 전직 재경부 관료들이 왔던 산업은행 감사로 선임됐다.

지난 5월 금융 공기업 감사 가운데 새 정부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박의명 자산관리공사 감사와 박증환 경남은행 감사도 모두 감사원 출신들이다.

당시 다른 금융 공기업 감사들이 재신임을 받지 못해 교체됐던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금감원 고위 간부를 지낸 한 인사는 "가능한 한 관료를 배제하려는 정부의 인사 원칙 때문에 감사원과 시중은행 인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