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짝퉁시대 연민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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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마이 짝퉁…' 출간한 고예나씨
등단 작가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문학상 수상작도 젊은 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쉽고 빠르게 읽히는 작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고예나씨(24·사진)는 장편소설 ≪마이 짝퉁 라이프≫(민음사)로 제32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신예다.
1일 서울 충정로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거리는 흰 원피스 차림의 그는 신세대 작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아직도 상금으로 받은 3000만원을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동기인 남자친구의 공부를 걱정하는 모습은 여느 20대 초반 여성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소설은 진짜에서 받은 상처를 가짜에서 위로받는 세 여성의 이야기.휴학한 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학생 진이는 사랑에 한 번 실패한 뒤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귀기보다는 이동통신사에서 애인이 보내는 문자메시지에 위안을 받는다.
명품의 짝퉁에 열광하는 R는 현실 생활보다는 가상공간인 미니홈피에 빠져 사는 시간이 더 많고,혼전순결주의자인 남자친구를 사귀지만 그 또한 즐거운 연기를 하는 것뿐이다.
B는 성형수술을 하고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만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카드빚으로 쪼들리는 현실이 있다.
고씨는 넘쳐나는 짝퉁 상품과 젊은이들의 인스턴트 사랑에서 공통점을 발견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진품을 갖지 못해 선택한 짝퉁이나 진짜 사랑에 상처받을까봐 부담을 느껴 선택하는 인스턴트적인 사랑이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것.
작가는 "진짜를 향한 열망이 이뤄지지 않자 가짜에서 위안을 받고,그런 위안이 가짜의 진정성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쿨하기보다는 오히려 연민이 느껴진다.
첫 장편소설로 등단한 것도 화제다.
보통은 단편 소설로 습작을 거치거나 등단한 뒤 장편 소설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그는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짧은 형식 안에 내용을 다 담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단편이 장편보다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글=박신영/사진=김병언 기자 nyusos@hankyung.com
등단 작가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문학상 수상작도 젊은 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쉽고 빠르게 읽히는 작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고예나씨(24·사진)는 장편소설 ≪마이 짝퉁 라이프≫(민음사)로 제32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신예다.
1일 서울 충정로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거리는 흰 원피스 차림의 그는 신세대 작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아직도 상금으로 받은 3000만원을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동기인 남자친구의 공부를 걱정하는 모습은 여느 20대 초반 여성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소설은 진짜에서 받은 상처를 가짜에서 위로받는 세 여성의 이야기.휴학한 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학생 진이는 사랑에 한 번 실패한 뒤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귀기보다는 이동통신사에서 애인이 보내는 문자메시지에 위안을 받는다.
명품의 짝퉁에 열광하는 R는 현실 생활보다는 가상공간인 미니홈피에 빠져 사는 시간이 더 많고,혼전순결주의자인 남자친구를 사귀지만 그 또한 즐거운 연기를 하는 것뿐이다.
B는 성형수술을 하고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만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카드빚으로 쪼들리는 현실이 있다.
고씨는 넘쳐나는 짝퉁 상품과 젊은이들의 인스턴트 사랑에서 공통점을 발견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진품을 갖지 못해 선택한 짝퉁이나 진짜 사랑에 상처받을까봐 부담을 느껴 선택하는 인스턴트적인 사랑이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것.
작가는 "진짜를 향한 열망이 이뤄지지 않자 가짜에서 위안을 받고,그런 위안이 가짜의 진정성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쿨하기보다는 오히려 연민이 느껴진다.
첫 장편소설로 등단한 것도 화제다.
보통은 단편 소설로 습작을 거치거나 등단한 뒤 장편 소설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그는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짧은 형식 안에 내용을 다 담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단편이 장편보다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글=박신영/사진=김병언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