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지수 3분기 연속 하락…日도 기업체감경기 급속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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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02년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최장기 경기회복세가 이미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기업들의 대표적 체감경기지표인 2분기(4~6월) 단칸(단기경제관측) 조사에서 대기업 제조업체들의 경기판단지수(DI)가 5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올 1분기 11보다 6포인트 떨어진 것으로,2003년 3분기 1을 기록한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작년 3분기 23 이후 3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DI는 현재 경기를 '좋다'고 대답한 기업 비율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을 뺀 것이다.
DI가 5라는 의미는 단기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들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조금 많다는 의미다.
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재무성의 기업경기 예측조사에서도 2분기 중 대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5.2로 전분기의 ―9.3보다 더 떨어졌다.
이 지수는 현재 경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대답한 기업 비율에서 '하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을 뺀 것이다.
아사히신문이 소니 히타치 캐논 등 일본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회장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체감경기 조사에서도 절반을 넘는 53개 기업이 '일본의 경기회복 국면이 이미 끝났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는 7개 기업만 그 같은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인한 미국 경제의 후퇴와 석유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이 일본 경제의 발목도 잡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도 지난달 월례경제보고에서 경기의 기조판단을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의 "경기회복이 최근 답보상태에 있다"는 기조판단을 "경기회복은 답보상태에 있지만 최근 일부 부문(기업 부문)에서 허약한 기운이 보이고 있다"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전후 최장기 회복국면이 이미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의 깊은 침체의 늪을 뚫고 나와 2002년 2월부터 6년 이상 경기확대 국면을 이어왔다.
그동안 최장기 경기확장 국면은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의 이른바 '이자나기' 경기였다.
오타 히로코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분기 단칸지수가 저조하게 나온 것은 미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비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러나 일본 경제가 크게 침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