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일 쇠고기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에 무조건 자기가 외치면 다 될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이 대통령이 처음에 크게 터뜨린 건데 첫 홀에서 더블파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가 이날 기자들과의 '고별 오찬'에서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사업은 하겠다 하면 노점상만 설득하면 됐지만 쇠고기 문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완전히 다른 문제인데 잘 몰랐던 것 같다"면서 이같이 비유했다.

강 대표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과 관련,"이 대통령의 표정이 굉장히 숙연했다"면서 "지금은 훨씬 달라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강 대표는 "예비군 됐는데 교육훈련 소집해도 반년이든 1년이든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면서 "지난 2년간 골프,폭탄주,음담패설 세 가지를 안하려고 했는데 이제 다 할 생각"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강 대표는 일각의 '강재섭 총리설'과 관련해 기자들이 '총리 관저에 들어가 살 일도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총리)인사청문회 준비는 다 돼 있다.

걸릴 게 없다.

사는 집 외에는 사본적이 없고 하나 있는 아들도 군대 보냈다.

게을러서 대학도 근근이 나왔는데 (표절 논란 일으킬) 논문이나 책도 쓴 게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강 대표는 "정치인으로 살면서 가장 슬펐던 적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대통령에게) 뺏긴 때"라면서 "청와대에 일하도록 임대해줬는데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결과적으로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미/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