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고유가 탓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낼 것이란 우려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일 대한항공의 올 2분기 영업손실이 2012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1950억원의 외화환산손실까지 발생해 순손실은 영업손실보다 훨씬 많은 3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6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전가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유류비 부담이 282억원 늘어난다"면서 "올 6월말 항공유가가 3월말 대비 35.1달러 상승해 유류비가 전년 동기대비 5003억원이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항공 수요도 예상보다 적었다는 평가다. 윤 연구원은 "환율상승과 경기침체로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여객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했고, 화물수요는 2%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자폭이 큰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중단해 예상보다 수요 증가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류할증료 인상 효과가 반영돼 올 3,4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항공운임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와 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유가 수준이 계속 유지되면 내년 3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유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 "내년 미국 비자 면제 등의 소식은 호재지만 고유가를 상쇄하진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