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줄기차게 팔고 있다. 벌써 18거래일 연속이다. 이 기간동안 매도 규모만 해도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도 2006년말 42.7%에서 6월말 기준 33%까지 추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변변한 힘을 쓰지 못하고 2일 11시9분 현재 1640선 아래로 밀린 상태다.

외국인은 올해 1월3일부터 31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 한 적이 있다. 미국 신용경색 부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매도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은 좀 더 비관적인 듯 하다.

신용경색 외에서 인플레이션 위협, 국내 경기둔화라는 굵직한 악재들이 겹쳐 있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시장의 매도 흐름을 보면 여타 다른 시장과 동행해 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전자와 금융 등 주도업종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담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의 매도 영향력이 약화된다고 해도 미국 경제지표 개선 확인과 달러 강세 지속, 국제원유 가격 안정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 이도한 연구원은 "최근 한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이머징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과거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해석할 수 있었으나 최근 매도세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전방위적인 비중축소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내 시장 내부적으로 봐도 외국인의 섹터별 순매도가 섹터 및 종목에 상관없이 시장 전체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따라서 외국인 순매수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키움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불투명한 미국 증시 향방과 국내 경기부진을 감안할 때 외국인 매도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해외 증시가 내리면 같이 내리고 반등해도 떨어지는 우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증시 상승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우선 진정되어야 할 듯 하다.

내주 중반부터 본격화되는 실적발표가 증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