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다양한 피정프로그램 선봬

'불교에 템플 스테이가 있다면 천주교에는 피정(避靜)이 있어요. 조용한 곳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내 안의 하느님을 만나는 피정으로 피서(避暑)하세요."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천주교의 각 수도회와 '피정의 집'들이 7∼8월 다양한 피정 프로그램을 마련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초대한다.

'세상을 피해 고요하게 마음을 지닌다'는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인 피정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느님에 대해 묵상하거나 관상하는 것.

최근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 안에서 조용히 쉴 수 있도록 피정의 방법과 기간,대상,목적 등이 매우 다양해졌고,참가자도 크게 느는 추세다.

어린이·중고생·청년·성인·약혼자·부부·가족 등 참가 대상별로 프로그램이 세분화됐을 뿐만 아니라 수도원 체험과 영어 연수,축제,성경공부,열린 캠프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다.

어린이 피정으로는 포교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의 '옹달샘 어린이 피정'과 서울대교구 청년성령쇄신봉사회의 '어린이 성령학교',툿찡 포교베네딕도 서울수녀회의 '여름 해바라기 피정' 등이 대표적.올해로 12년째인 '옹달샘 어린이 피정'은 사도 바오로 탄생 2000년을 맞아 바오로 서간의 내용을 재미있는 퀴즈와 게임을 통해 공부하도록 이끈다.

또 '여름 해바라기 피정'은 캠프와 피정을 접목시켜 어린이들이 즐겁게 신앙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중·고생 프로그램 중에는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마련하는 '필리핀 수도원 체험 및 영어연수'가 눈에 띈다.

필리핀 팍상한의 라구나수도원에서 수도원 생활을 체험하면서 영어 연수도 겸하는 것으로 한국 수사들이 참가자들과 동행한다.

또 혼인을 앞둔 젊은이들이 선배 부부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약혼자 주말',수도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가르멜수도회의 '성소자 피정'과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의 '수도생활 체험학교',일반인을 위한 묵상피정과 침묵피정,관광과 피정을 겸할 수 있는 부산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의 '렉시오 디비나 피정'과 제주 성이시돌센터의 매일 미사와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www.brothers.or.kr)와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www.nuns.or.kr)가 지난해 펴낸 수도원 피정집 안내책자 '영혼의 쉼터'와 두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수도원 및 피정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