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香맡고… 한모금 마신후… "생테밀리옹 2003년 빈티지네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검은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맨 한 남자가 와인이 담긴 잔을 들어 색상을 살핀다.
눈을 감은 채 잔을 흔들어 향을 맡고,조심스레 한 모금 머금었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
"짙은 적갈색에 가장자리에는 노란색이 감돕니다. 향은 카시스,검붉은 과일향과 강한 오크향,후추향이 납니다.
그을린 나무·담배·캐러멜향도 납니다. 구조가 단단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와인입니다.
품종은 메를로.보르도 생테밀리옹에서 생산된 2003년 빈티지 와인입니다.
서빙 온도는 18도,앞으로 8년 후 정점에 이를 것입니다."
#2. (가상 상황) 친구들과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이 메인 요리에 어울리는 프랑스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한다.
"메인 요리가 푸아그라(거위 간)로 속을 채운 삿갓 버섯과 얇게 자른 트러플이 곁들여진 송아지 안심 요리군요.
송아지 안심은 굉장히 부드럽기 때문에 부르고뉴 코트 드 뉘의 '샹볼 뮤지니' 1990년 빈티지를 추천합니다.
숙성된 향과 섬세한 질감이 고기의 부드러움,버섯의 깊은 향과 최고의 마리아주를 형성할 겁니다."
이 남자에 대한 27분에 걸친 테스트가 끝나자 그를 지켜보던 200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는 2일 프랑스 농수산부 주최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08 한국 소믈리에대회'의 한 장면이다.
올해 7회째인 이 행사에는 국내 300여 소믈리에가 참가해 1,2차 예선을 거쳐 선발된 8명이 이날 최종 결선을 벌였다.
심사는 총 여섯 단계로 진행됐다.
두 가지 레드와인과 한 가지 화이트와인을 시음한 후 와인 품종과 지역,빈티지,서빙 온도 등을 맞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이뤄졌다.
서술형에선 만화 '신의 물방울'처럼 1,2차향(와인을 흔들기 전과 후의 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이어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및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 추천 등에서 저마다 능숙한 솜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승부를 펼쳤다.
관중들은 대부분 현직 소믈리에와 지망생 및 와인 마니아들로,결선 진출자들의 작은 몸짓과 말 한 마디까지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구조가 단단한 와인의 맛을 이끌어내기 위한 화려한 디캔팅 솜씨를 보일 땐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이날 심사는 보르도 샤토 페트뤼스의 기술자문을 지낸 장 클로드 베루에(심사위원장),코가이 카즈요시 국제소믈리에협회장,국내 1호 소믈리에인 서한정 한국소믈리에협회 명예회장 등 9명의 국내외 전문가가 맡았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완벽한 능력을 보여준 고효석씨(29·프랑스 레스토랑 '나오스 노바')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고씨는 내달 9일 일본 소믈리에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2위는 김준근씨(27·와인바 '리하우스'),3위는 김창모씨(35·리츠칼튼호텔 '더 가든')가 선정됐다.
상위 5명까지 프랑스 농수산부가 발급한 소믈리에 인정서와 2주간 프랑스 와이너리 연수 특전이 주어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눈을 감은 채 잔을 흔들어 향을 맡고,조심스레 한 모금 머금었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
"짙은 적갈색에 가장자리에는 노란색이 감돕니다. 향은 카시스,검붉은 과일향과 강한 오크향,후추향이 납니다.
그을린 나무·담배·캐러멜향도 납니다. 구조가 단단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와인입니다.
품종은 메를로.보르도 생테밀리옹에서 생산된 2003년 빈티지 와인입니다.
서빙 온도는 18도,앞으로 8년 후 정점에 이를 것입니다."
#2. (가상 상황) 친구들과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이 메인 요리에 어울리는 프랑스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한다.
"메인 요리가 푸아그라(거위 간)로 속을 채운 삿갓 버섯과 얇게 자른 트러플이 곁들여진 송아지 안심 요리군요.
송아지 안심은 굉장히 부드럽기 때문에 부르고뉴 코트 드 뉘의 '샹볼 뮤지니' 1990년 빈티지를 추천합니다.
숙성된 향과 섬세한 질감이 고기의 부드러움,버섯의 깊은 향과 최고의 마리아주를 형성할 겁니다."
이 남자에 대한 27분에 걸친 테스트가 끝나자 그를 지켜보던 200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는 2일 프랑스 농수산부 주최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08 한국 소믈리에대회'의 한 장면이다.
올해 7회째인 이 행사에는 국내 300여 소믈리에가 참가해 1,2차 예선을 거쳐 선발된 8명이 이날 최종 결선을 벌였다.
심사는 총 여섯 단계로 진행됐다.
두 가지 레드와인과 한 가지 화이트와인을 시음한 후 와인 품종과 지역,빈티지,서빙 온도 등을 맞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이뤄졌다.
서술형에선 만화 '신의 물방울'처럼 1,2차향(와인을 흔들기 전과 후의 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이어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및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 추천 등에서 저마다 능숙한 솜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승부를 펼쳤다.
관중들은 대부분 현직 소믈리에와 지망생 및 와인 마니아들로,결선 진출자들의 작은 몸짓과 말 한 마디까지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구조가 단단한 와인의 맛을 이끌어내기 위한 화려한 디캔팅 솜씨를 보일 땐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이날 심사는 보르도 샤토 페트뤼스의 기술자문을 지낸 장 클로드 베루에(심사위원장),코가이 카즈요시 국제소믈리에협회장,국내 1호 소믈리에인 서한정 한국소믈리에협회 명예회장 등 9명의 국내외 전문가가 맡았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완벽한 능력을 보여준 고효석씨(29·프랑스 레스토랑 '나오스 노바')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고씨는 내달 9일 일본 소믈리에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2위는 김준근씨(27·와인바 '리하우스'),3위는 김창모씨(35·리츠칼튼호텔 '더 가든')가 선정됐다.
상위 5명까지 프랑스 농수산부가 발급한 소믈리에 인정서와 2주간 프랑스 와이너리 연수 특전이 주어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