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바닥이 가까워졌다고 봅니다.

현재 3500억원의 주식매입 여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공격적인 운용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윤규 사학연금 관리공단 자산운용관리단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주식 투자로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런 만큼 바닥이 확실히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단장이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사학연금 자산은 6조9518억원에 이른다.

채권이 전체의 58.5%인 3조5871억원으로 가장 많고 주식 19.7%(1조3695억원),SOC(사회간접자본)와 부동산 등 대안투자 13.9%(9663억원) 등이다.

그는 "운용자산이 사립학교 교직원들의 연금인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원금 손실 확률을 뜻하는 허용위험 한도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국내 증시를 관망하고 있지만 주식 비중이 올해 목표치인 25.5%에 못 미치는 만큼 상황이 달라지면 발빠르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채권으로 보유 중인 자산 중 5%에 해당하는 3500억원 정도를 언제든 주식 투자로 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단장은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신용경색이 실물부문으로까지 전가되는 양상이어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악재는 없기 때문에 경기가 올해를 지나 내년께 회복된다면 글로벌 증시는 연말쯤 긍정적인 신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도 연말까지는 2000선에 오를 전망"이라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곧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가치주들을 관심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종목들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 중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기존 포트폴리오 50여개 종목 외에 20∼30여개를 추가 선정 중"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내규에 따라 투자하는 기업이 △매출액 300억원(코스닥은 150억원) △자본금 100억원(코스닥 70억원) △하루 평균 거래대금 3억원 이상 등으로 제한된다.

IT(정보기술)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IT주가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부진 전망 등을 이유로 안 좋다고 하지만 이럴때가 오히려 살 때"라며 "이들 기업은 대부분 회계구조가 투명한데다 경기가 회복되면 실적이 곧바로 '턴 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주 등 연초 주가가 많이 빠진 금융주들도 상승 탄력이 커 보여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장기적으로 주식 비중을 30%대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그는 "연기금 운용수익률을 기존 연 5∼6% 수준에서 2012년까지 8.5%로 높이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채권 비중을 44%대로 낮추는 대신 주식은 34%,대안투자는 20% 정도로 각각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