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미국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대로 올라서는 등 해외 판매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소형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아반떼 i30 프라이드 등 준중형급 이하 차량 공급을 신속히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노조가 금속노조에서 산별 중앙교섭 참여 및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벌인 부분파업에 동참,생산라인을 또다시 멈춰세우는 등 파업 투쟁을 강화하고 있어 모처럼 찾아온 해외시장 확대 기회를 스스로 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가 모두 7만8325대로 시장점유율 6.6%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미국 시장점유율이 6%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개별적으로도 4.2%와 2.4%를 기록,사상 최고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 GM 도요타 포드 크라이슬러 혼다 닛산에 이은 7위(4.8%)에서 상반기 중 6위권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6위를 차지한 닛산의 점유율은 6.6%였다.

지난달 미 자동차시장은 고유가로 인해 SUV와 트럭,미니밴 등의 경상용차 부문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GM과 크라이슬러,포드 등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5.5% 감소했고 일본 도요타와 닛산도 각각 21.4%와 17.7%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고유가 여파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 연비가 높은 준중형급 이하 모델들이 주목받고 있는 덕분이다.

현대차의 소형 모델인 엑센트와 엘란트라는 각각 6914대와 1만4482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와 51% 늘어났다.

기아차도 프라이드와 쎄라토가 각각 3337대와 7131대 팔리며 인기몰이를 계속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노조가 회사 측에 산별 중앙교섭 참여 등을 요구하며 잇단 파업에 나설 조짐이어서 수출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단행된 부분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2000여대,기아차 9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추정했다.

현대차 판매대리점 관계자는 "내수 판매 부진을 수출로 만회해도 모자랄 판에 임금조건 등과 무관한 정치적 이슈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판매량의 55%가 수출물량이어서 파업이 지속되면 미국 시장 판매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강철구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미국시장은 모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공들이는 격전장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호기를 파업을 벌이며 제발로 걷어차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