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기약 없는 '세월 낚기'에 들어간다.

강대표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날의 상처와 허물은 내가 모두 다 끌어안고 가겠다"며 "소원한 점이 있었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그동안 치열했던 경선을 비롯해 공천 파동,탈당과 복당 같은 논란과 갈등은 당의 화학적 결합을 막는 걸림돌이 돼 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전대는 당의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축제의 마당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기 2년을 돌아보며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 가슴 벅찬 성취와 보람의 시간이었다.

당이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성공시켰고 개인적으로는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자 총선 불출마라는 고심의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3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에 당권을 물려준다.

1983년 청와대 정무법무비서관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은 뒤 25년 만에 자유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당 대표로서 대선후보 경선과 대통령 선거,총선을 치렀을 뿐 아니라 당 분열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겨왔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무계획이 계획이다.

수십년 살면서 머리에 노폐물과 찌꺼기가 많아서 환기를 시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성공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한 만큼 활발한 정치 행보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주자나 킹메이커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총리기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는 여의도에 정치연구소를 차리고 기존에 참여해온 '국민생각' 등 국회연구단체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