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시위참여' 贊反 논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필두로 개신교와 불교,원불교 등 종교계 단체들이 잇달아 대규모 시국집회를 릴레이식으로 열기로 한 데 대해 종교계 내부에서 조차 찬반 논란이 강하게 일고 있다.

"종교계가 촛불시위에 나설 경우 정국을 오히려 혼란을 빠뜨릴 것"이라는 반대론과 "평화집회를 통해 국민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극명하게 맞서고 있는 것.

보수적 성향의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은 촛불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고 있다.

종교인들의 촛불정국 가세가 사태 해결을 돕기보다 새로운 갈등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등 종교인을 주축으로 한 사회 원로 18명이 지난달 30일 시국성명문을 발표해 "계속된 촛불시위가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고 법치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종교계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보성향의 종교단체들은 잇달아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저녁 시국미사에 이어 촛불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이어 3일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시국기도회를,4일 불교계 인사와 단체들이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촉구하는 시국법회'를 대대적으로 열기로 했다.

또 5일에는 '1000인 기독교합창단' 행사를 계획하고 있고,원불교의 사회개벽교무단도 오는 8일 '국민주권 회복과 평화를 위한 시국대법회'를 서울시청 앞에서 열 예정이다.

정부도 잇달아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촛불집회 가세를 최대한 자제토록 협조를 구하는 한편 불법시위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승수 총리와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종교계 지도자들과 잇달아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폭력 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심야에 도로를 불법 점거하거나 '정권 퇴진' 등의 구호가 난무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화동/홍영식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