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170달러 수준으로 치솟을 경우 경제성장률은 3%대로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6%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또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동성 조절 정책을 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 청사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전광우 금융위원장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안정 종합대책(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환율 정책과 관련,"상반기에는 상당히 균형을 이탈한 대외 부문에 대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도 유가가 너무 올라갔기 때문에 대외 균형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는 물가 안정 노력을 더하겠다는 것이 지금의 입장"이라고 말해 물가 안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과 관련해서는 "최근 광의통화(M2) 증가율이 15%를 넘어섰다"며 "우리 경제성장에 비해서 상당히 과도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고,물가 상승 압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급속도로 대출을 회수하는 그런 조치를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대기업 대출은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적절히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가 직면한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은 1,2차 오일 쇼크에 준하는 3차 오일 쇼크라 할 만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 기업 근로자 모두가 참고 양보하는 고통 분담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김인식/박수진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