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일그러진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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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입장이 아니라 대한주택공사 입장에서 한국토지공사와의 통합을 강단있게 밀어붙여 주시기 바랍니다."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주공 본사에서 열린 최재덕 주택공사 사장 취임식장.주공의 정종화 노조위원장이 강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신임 사장을 몰아붙였다.
최 사장이 한국토지공사와의 통합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 사장은 이날 토공과의 통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사에선 "공기업 개혁은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공사의 발전기반을 다지고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에 정 노조위원장은 "토지공사와의 통합실현,그리고 고용안정에 매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오후 주공에서 차로 5분거리에 있는 분당 정자동의 토지공사 본사 앞.신임 이종상 사장이 토공 노조원들에게 막혀 사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노조 조합원들이 주공ㆍ토공 통합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이 사장은 30분을 밖에서 보내야 했다.
노조는 통합반대추진위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이 사장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 이해관계없이 엄정하게 이 문제를 노조와 논의해 갈 것"이라는 약속을 얻어낸 후에야 출입을 허용했다.
주공과 토공 두 신임 사장들이 취임 첫 날부터 고초를 겪게 된 까닭은 통합 문제다.
양사 노조는 조직의 흥망이 걸려있다는 듯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먹느냐 먹히느냐식의 싸움으로까지 비쳐진다.
선통합을 앞세우는 주공 노조와 구조조정 후 통합을 주장하는 토공 노조는 서로 자기의 논리가 맞다면서 원색적인 비방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사장 입장에서는 노조의 도움 없이는 순탄한 경영을 할 수 없으니 곤란할 만도 하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노조 간 알력 다툼의 가운데서 갈피를 못 잡는다는 비판이 들려오지 않길 바란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주공 본사에서 열린 최재덕 주택공사 사장 취임식장.주공의 정종화 노조위원장이 강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신임 사장을 몰아붙였다.
최 사장이 한국토지공사와의 통합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 사장은 이날 토공과의 통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사에선 "공기업 개혁은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공사의 발전기반을 다지고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에 정 노조위원장은 "토지공사와의 통합실현,그리고 고용안정에 매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오후 주공에서 차로 5분거리에 있는 분당 정자동의 토지공사 본사 앞.신임 이종상 사장이 토공 노조원들에게 막혀 사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노조 조합원들이 주공ㆍ토공 통합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이 사장은 30분을 밖에서 보내야 했다.
노조는 통합반대추진위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이 사장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 이해관계없이 엄정하게 이 문제를 노조와 논의해 갈 것"이라는 약속을 얻어낸 후에야 출입을 허용했다.
주공과 토공 두 신임 사장들이 취임 첫 날부터 고초를 겪게 된 까닭은 통합 문제다.
양사 노조는 조직의 흥망이 걸려있다는 듯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먹느냐 먹히느냐식의 싸움으로까지 비쳐진다.
선통합을 앞세우는 주공 노조와 구조조정 후 통합을 주장하는 토공 노조는 서로 자기의 논리가 맞다면서 원색적인 비방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사장 입장에서는 노조의 도움 없이는 순탄한 경영을 할 수 없으니 곤란할 만도 하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노조 간 알력 다툼의 가운데서 갈피를 못 잡는다는 비판이 들려오지 않길 바란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