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급락에 기업공개(IPO)를 연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IPO를 추진할 경우 회사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는 3일 이달 중순 상장일정으로 추진했던 IPO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드래곤플라이는 글로벌 게임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재원 확보와 기업 이미지 향상을 목적으로 그 동안 기업공개를 진행해 왔지만, 최근 급격한 주식시장상황 악화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향후 시장환경과 내부상황을 고려해 기업공개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철우 드래곤플라이 대표는 "현재 악화된 시장상황에서 회사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어렵고, 지금까지 함께 드래곤플라이를 일궈낸 임직원들의 노력이 저평가될 것을 우려해 기업공개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SK그룹 지주사인 SK C&C도 전날 공모가가 제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며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 C&C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간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통한 지주사 체제 완성과 기업가치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해 IPO를 추진해왔지만 증시 침체로 공모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공모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SK C&C는 SK텔레콤SK네트웍스가 보유한 지분 45%(900만주)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공모를 함으로써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었다. 향후 시장 상황 변화를 보면서 IPO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코스피시장 상장 예정이던 한솔교육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대표주간사인 하나IB증권과의 협상 실패로 공모를 철회했다. 한솔교육의 공모희망가격은 주당 1만1100∼1만41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이에 크게 미지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발행시장은 유통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마련"이라며 "기업들은 보다 좋은 조건으로 기업공개 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자금을 마련하길 바라기 때문에 한동안 IPO시장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