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조차도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의 세찬 한파를 비켜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치 중심의 장기 투자전략도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블룸버그는 2일 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인 벅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11만8665달러를 기록,작년 12월10일 최고가(14만9200달러) 대비 20% 이상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지수 하락률(17%)보다 낙폭이 큰 것으로,1990년 회사 설립 이후 최악의 반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벅셔가 고전하는 요인으로는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계열 손해보험사의 실적 부진과 투자 대상 기업의 주가 하락에 따른 자산 가치 속락을 꼽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쟁 심화로 보험 영업 분야 수익력이 뚝 떨어진 데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를 보상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벅셔가 대주주인 내셔널인뎀너티 제너럴리 게이코 등의 1분기 중 보험 분야 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70% 감소한 1억8100만달러에 그쳤다.

버핏 자신도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축제는 끝났다"며 보험 부문 수익력 감소를 경고한 바 있다.

'투자 귀재' 버핏도 약세장에선…
벅셔가 주식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웰스파고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밴코퍼레이션 등 투자 기업의 주가 약세도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웰스파고의 주가는 2분기에만 18% 곤두박질쳤고 같은 기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밴코퍼레이션은 각각 14% 떨어졌다.

벅셔가 투자한 카펫 생산업체(애크미브릭,셔인더스트리)가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영업이 부진했던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벅셔의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주주들은 버핏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동요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