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 뚫린 서민 지갑] 보험료 내기 빠듯… '생계형 해약' 늘어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보험료를 제때 못내거나 급전을 구하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는 이른바 '생계형 해약'이 늘어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A생보사의 지난 4월 하루 평균 보험해약금은 229억원 수준이었으나 5월에는 하루 평균 249억원,6월에는 263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A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해약금은 25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4%(32억원) 늘었다.

다른 보험사들에도 "지금 보험을 해약하면 해약환급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은 적금이나 펀드와 달리 최후의 보루 성격이 강하다"며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렵더라도 보험 해약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보험 해약은 통상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해약하지 않고 급전을 마련하거나 저렴한 보험료로 계약을 유지하는 제도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관대출은 보험의 해약환급금(최대 90%)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로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보험료를 납부할 형편이 되지 못하면 '자동대출납입' 제도를 활용하면 보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신청하면 보험료 자동이체 통장에 잔고가 없을 경우에도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1년간 자동으로 보험료가 빠져 나가기 때문에 보험 효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