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중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대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알듯말듯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한다.

"빨리 빨리!" '나,당신 나라 잘 아니까 이것 하나 팔아달라'는 것인데,친밀감을 앞세운 현지인들의 상술이 밉지만은 않다.

웹백과사전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위키(wiki)의 어원이 '빨리 빨리'와 무관하지 않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쓰는 말 '위키 위키(wiki wiki)'에서 왔다는 것.그 뜻은 '빠르다'라고 한다.

1994년 한 소프트웨어개발자가 프로그래머들 간의 정보공유를 위해 만든 웹서버에 이를 딴 '위키위키웹'이라고 이름붙이면서 유명해졌고,이후 협동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모두 위키라고 부르게 됐다.

위키는 이런 과정을 통해 또다른 해석을 갖게 된다.

그것은 '내가 알기로는 이렇다(what I know is)'로 두 음자만 따면 역시 위키가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가 웹에 공개되고,빠른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검토와 수정을 거치면서 정형적인 지식정보가 된다.

이것이 세상물정 잘 모르는 이들이 한국 촛불의 배후로 지목해서 유명세를 탄 집단지성이다.

위키의 정신은 참여와 협업으로 대표된다.

세상의 변화속도가 광속화하면 과거처럼 한 사람 또는 전권을 지닌 몇 사람의 의사결정은 한계를 지닌다.

의사결정 구조로만 보자면 제왕적 기업에서 참여형 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형 기업에는 당연히 99%를 차지하는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저자들에 따르면 그 방법이 '위키 매니지먼트'다.

이들은 직접 개발한 디시전 매트릭스(decision matrix)에다 변증법에 기초한 트리즈(TRIZ) 사고방식을 접목한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판권면에는 세 사람의 저자가 명기돼 있는데,책의 겉과 안표지에는 김승래 교수가 빠지고 두 사람만 올라 있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