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3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부의 유동성 관리 강화 방침으로 0.09%포인트 급등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연 6%를 돌파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에 이어 초강세를 나타냈다.

한동안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안정세를 보이던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이날 0.01%포인트 올랐다.

장기 금리(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단기 금리(CD 금리)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고채 두 달 새 1%P 넘게 급등

국고채 금리는 최근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의 경우 이날 연 6.06%에 마감돼 연중 최저점(4월30일,연 4.88%)에 비해 1.18%포인트 상승했다.

5년 만기 국고채도 이날 연 6.16%까지 치솟았다.

최근 채권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전년동월대비)로 약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는 고공비행을 계속하면서 물가 불안이 국내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정부가 유동성 조이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시장 참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은행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채권시장에선 일찌감치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환율 상승도 시중금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물가 불안이 커진다.

정부가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수급 여건상 한번 상승세로 기운 환율은 쉽사리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환율은 정부의 시장개입 공백을 틈타 전날보다 10원 오른 10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환율이 오르면 물가불안이 증폭되고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만큼 시중금리 인상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단기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어느 정도 시장금리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은 언제나 오버슈팅(과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급등세는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CD 금리도 불안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 4월 말 이후 최근까지 거의 연 5.36~5.37%를 왔다갔다했다.

하지만 이날 CD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5.38%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 금리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단기물인 CD 금리도 영향을 받은 것.하지만 CD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동준 채권분석팀장은 "올해 초 CD 금리가 연 5.9% 가까이 급등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은행권의 CD 발행 수요가 많지 않다"며 "수급여건상 CD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박종연 애널리스트도 "CD 금리는 한은의 정책금리 방향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며 "인플레 우려가 크긴 하지만 경기 하강 압력도 큰 상황에서 한은이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CD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