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눈만 뜨면 물가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눈과 귀를 괴롭힌다.

길거리에 나가 보면 차들이 확연히 줄어들어 차를 몰고 나온 자신이 상류층에 속하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서민들이 혼잡통행료가 아까워 남산을 뱅글뱅글 돌아다닐 때 부자들은 으쓱하고 비웃으며 터널을 관통하는 재미랄까? 한낮에도 도로를 꽉꽉 채우던 차들이 다들 고유가 시대에 발 맞추기라도 한 듯 주인님 주차장에 쭈그리고 있다.

중년이면 하룻저녁 술만 마셔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매일 밤 빠짐없이 아내를 사랑해 주겠다던 신혼 때의 맹세도 잊어버린 척한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지위도 따라 높아지기 때문에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던 새내기와 달리 그저 종일 회전의자에만 탈싹 달라붙어 앉아서 그동안 다져온 노하우로 체크하고 사인만 하면 어영부영 하루가 간다.

게다가 안락한 자가용 때문에 걷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니 몸은 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배꼽 아래가 시원치 않은 것은 뻔한 이치다.

운전대나 컴퓨터가 원흉이라며 그것들을 원망하기도 하지만,누굴 탓하랴.편안히 앉아 지낼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축복이자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재앙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회음부의 혈액순환이 어려워지면서 자연히 발기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공기가 들락날락 할 수 없으니 열이 오르고 땀이 차서 습해지기 쉽다.

회음부를 지지하는 PC근육은 앉은 자세에서는 긴장감 없이 한껏 풀어져 이완하는데,이런 상태가 오래 되면 탄력을 잃어 음경을 지지할 수 없고,사정 조절을 잘 할 수 없다.

그러면 발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조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환도 더운 것을 싫어해 원래 몸 안에 있다가 덥고 습한 것이 싫어 몸 밖으로 빠져 나온 장기다.

그래서 표면이 주름으로 쪼글쪼글해 온도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조절하는데,이런 열악한 조건은 고환의 활동 의욕을 자연히 떨어지게 만든다.

남성 정력의 상징인 전립선도 오래 앉아 지내는 생활을 좋아하지 않는다.

앉은 자세에서는 상반신의 무게가 고스란히 항문으로 쏠리고,항문과 고환 사이에 있는 전립선이 그 무게를 고스란히 감당하는 부담을 안기 때문에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해야 밤에 웃음이 날까? 정답은 걸어야 한다.

다리를 번갈아 움직일 때는 생식기가 몰린 이 부위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해지기 때문에 어떤 운동보다 남성 유지에 도움을 준다.

음경 조직은 해면체 안에 많은 실핏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로지 혈액 유입에 의해서만 부풀어 오른다.

그러니 이들 혈관 속에 피가 잘 돌게 하기 위해서는 걷는 수밖에 없다는 말.그래서 중년 남성은 하루 3㎞씩은 반드시,꼭,기필코 걸어줘야 한다.

"하루 종일 앉아서 상대하는 것은 컴퓨터와 전화기예요.

걷는 게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죠.앉아서 생각할 때는 '내일부터 한번 걸어 볼까' 하는 결심을 해 보지만 아침이 되면 꾀가 나요.

우선은 차가 있고,전철을 탄다고 해도 에스컬레이터에 냉큼 올라타고요.

그냥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용감무쌍한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존경스러워서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더군요."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엎어진 김에 제사 지낸다고 기름값이 하늘을 찌르는 지금,버스 타고 전철 타고 다리에 쥐나도록 걷다 보면 맛이 가려고 하던 정력도 저도 같이 가자고 따라 올 것이다.

자가용 없이 살던 뚜벅이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묵묵히 걷다 보면 아랫동네가 뻐근해오지 않을까?

/한국성교육연구소 www.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