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제수석은 '현장'을 중시한다.

1기 청와대 참모진이 '소통 부재'라는 따가운 질책을 받은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나온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나오는 게 아니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경제수석이란 자리가 거시경제뿐만 아니라 금융 중소기업 건설 부동산 농수산 등의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박 수석은 지난달 23일 임명장을 받은 후 첫 주말을 맞아 충남 태안으로 내려가 농어민들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청와대 수석 중 가장 먼저 민생현장에 나간 것이다.

이어 지난 3일 충남 천안의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에 들러 1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거시경제정책 파트에서 관료 생활을 주로 했던 박 수석은 농업 창업 중기 복지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는 "앞으로 대기업(인)을 만날 생각이 없다"며 "대기업은 규제를 풀어주면 되는 것이고,우리가 관심 둘 분야는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나라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태안에 가선 "'따뜻한 시장경제'가 되기 위해선 성장의 그늘 부분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수시로 소외된 지역과 계층을 찾아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그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경제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정형화된 틀 내에서 모범 질문에 모범 답안을 해선 정책 수립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수석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서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대출과 담보 얘기만 계속하자 박 수석은 "첨단업종이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줄 알았는데 진부한 내용만 있어 실망했다"고 일침을 놓은 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즉각 이메일로 넣어달라"며 즉석에서 명함을 돌렸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