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5)이 갑자기 물러났다.

이 기술위원장은 4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 말부터 2년7개월 동안 기술위원회를 이끌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허정무 감독을 잘 보좌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가 사의를 밝힘에 따라 기술위원들도 일괄 사퇴하기로 했다.

2005년 12월부터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이 위원장은 2006독일월드컵과 2007아시안컵 등을 치렀다.

이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허정무 감독(53)이 이끄는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하고도 답답한 공격력과 헐거운 수비를 보이는 등 '색깔 없는 축구' '허무축구'라는 팬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대신 '총대'를 맨 성격이 짙다.

강한 정신력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재무장하고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7회 연속 본선 진출 꿈이 좌절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위원장은 "재임 기간 기술교육국을 신설하면서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게 작은 보람이다.

허 감독이 최종 예선에서는 좋은 경기력으로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기술위원장 사퇴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