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한번에 2조4500억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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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4일 덴마크 해운회사인 AP몰러와 745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 16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금액은 총 23억5000만달러(약 2조4500억원)로 웬만한 중견 그룹의 연간 총 매출과 맞먹는다.
단일 계약으로는 전 세계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매각을 앞둔 회사가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대형 계약을 따낸 비결은 뭘까.
해외 선주(船主)들의 신규 선박 수요를 파악해 집중적으로 파고든 정보력과 마케팅력은 기본이다.
덩치가 큰 핵심 선주들은 사장이 직접 찾아다니며 맨투맨식으로 설득하고,대규모 수주기획 TFT(태스크포스)를 꾸려 적극 공략하는 '벌떼 작전'도 곁들였다.
순항하는 듯했던 대우조선해양에 고비가 닥친 것은 지난 3월.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인이 바뀐다는데 믿고 맡겨도 되겠는가"라며 기술력 유지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선주들이 늘어났다.
남상태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매각 소식에 불안해 하는 선주들에게 하나 하나 편지를 보냈다.
새 주인이 오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여행 보따리를 쌌다.
선주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설명했다.
올 들어 남 사장의 해외 출장 건수는 총 11회.13개국을 돌며 60여일을 해외에서 보냈다.
마침 덴마크 해운회사인 AP몰러에서 대형 발주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AP몰러는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큰손'.당장 전담팀을 구성했다.
일반적인 선박 영업에는 전담 인원이 1~2명 정도 배정되는 게 고작이었지만 이번엔 팀장을 포함해 8명이 달라붙었다.
선주의 요구는 모두 수용했다.
배의 사이즈를 줄였다가 다시 늘리기도 하고 선실의 위치를 이리 저리 바꾸기도 했다.
제안서만 스물네 번 작성했다.
선주가 만족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선박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제안서를 이렇게 여러 번 수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결국 AP몰러로부터 'OK 사인'이 떨어졌다.
회사 매각 발표 이후 주춤했던 컨테이너선 영업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주문받은 선박은 2012년까지 순차 인도된다.
우여곡절끝에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대우조선해양측은 '준비된 성공'이라고 말한다.
국제 선박시장 트렌드에 맞춰 선종(船種)을 다각화하고,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에 대비해왔기에 '대박'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05년까지만 해도 초대형 유조선 등 '탱커(액체화물 운송선)'에 집중했지만,국제유가에 따라 발주량 부침이 심한 유조선에만 매달려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차세대 전략 선박'으로 컨테이너선을 정하고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해 옥포조선소의 도크를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일단 방향을 잡고 나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발동한 것이다.
이번 대형 수주에 발맞춰 도크 추가증설 공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1500억원을 들여 350m짜리 옥포조선소 제2도크를 540m까지 늘리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완공 목표시점은 내년 7월.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로팅 도크(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설비)'도 추가 건설키로 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수주 금액은 총 23억5000만달러(약 2조4500억원)로 웬만한 중견 그룹의 연간 총 매출과 맞먹는다.
단일 계약으로는 전 세계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매각을 앞둔 회사가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대형 계약을 따낸 비결은 뭘까.
해외 선주(船主)들의 신규 선박 수요를 파악해 집중적으로 파고든 정보력과 마케팅력은 기본이다.
덩치가 큰 핵심 선주들은 사장이 직접 찾아다니며 맨투맨식으로 설득하고,대규모 수주기획 TFT(태스크포스)를 꾸려 적극 공략하는 '벌떼 작전'도 곁들였다.
순항하는 듯했던 대우조선해양에 고비가 닥친 것은 지난 3월.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인이 바뀐다는데 믿고 맡겨도 되겠는가"라며 기술력 유지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선주들이 늘어났다.
남상태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매각 소식에 불안해 하는 선주들에게 하나 하나 편지를 보냈다.
새 주인이 오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여행 보따리를 쌌다.
선주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설명했다.
올 들어 남 사장의 해외 출장 건수는 총 11회.13개국을 돌며 60여일을 해외에서 보냈다.
마침 덴마크 해운회사인 AP몰러에서 대형 발주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AP몰러는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큰손'.당장 전담팀을 구성했다.
일반적인 선박 영업에는 전담 인원이 1~2명 정도 배정되는 게 고작이었지만 이번엔 팀장을 포함해 8명이 달라붙었다.
선주의 요구는 모두 수용했다.
배의 사이즈를 줄였다가 다시 늘리기도 하고 선실의 위치를 이리 저리 바꾸기도 했다.
제안서만 스물네 번 작성했다.
선주가 만족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선박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제안서를 이렇게 여러 번 수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결국 AP몰러로부터 'OK 사인'이 떨어졌다.
회사 매각 발표 이후 주춤했던 컨테이너선 영업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주문받은 선박은 2012년까지 순차 인도된다.
우여곡절끝에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대우조선해양측은 '준비된 성공'이라고 말한다.
국제 선박시장 트렌드에 맞춰 선종(船種)을 다각화하고,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에 대비해왔기에 '대박'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05년까지만 해도 초대형 유조선 등 '탱커(액체화물 운송선)'에 집중했지만,국제유가에 따라 발주량 부침이 심한 유조선에만 매달려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차세대 전략 선박'으로 컨테이너선을 정하고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해 옥포조선소의 도크를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일단 방향을 잡고 나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발동한 것이다.
이번 대형 수주에 발맞춰 도크 추가증설 공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1500억원을 들여 350m짜리 옥포조선소 제2도크를 540m까지 늘리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완공 목표시점은 내년 7월.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로팅 도크(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설비)'도 추가 건설키로 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