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아침2부> 미국증시 하반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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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미국 증시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팀 권순욱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상반기 정리부터 간략하게 해 주시죠.
기자> 네, 상반기 상당히 많이 떨어졌습니다. 상반기가 끝나는 동시에 베어마켓 진입을 코 앞에 뒀었는데요, 정유주 등 일부 종목은 혜택을 입었지만,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전세계 증시가 대부분 떨어졌습니다.
다우지수는 6월 한 달만 10% 이상 하락하며 상반기 -14.5%의 하락률을 나타냈는데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금융주가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2분기에만 AIG는 -39%,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7% 내렸고, 지방은행들도 반토막 이상 나는 등 거의 무너졌습니다. 특히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 30개 종목 중에서는 GM이 40%나 떨어지면서 고유가와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앵커> 네, 일부 정유주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 이제 본격적인 하반기 시작되면서 미국 증시가 베어마켓에 공식적으로 진입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 하반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부정적입니다. 최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지면 공식적인 약세장을 의미하는 '베어마켓'이라고 평가하는데요, 말씀하신대로 미국증시는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지난 주 베어마켓에 진입했습니다.
지난해 10월9일 최고점보다 다우지수는 -20.8%, 나스닥은 -21.5%, S&P500 지수는 -19.2% 하락하면서 조만간 3대 지수 모두 베어마켓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 5월만 해도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낙관론이 대세를 이뤘지만, 이제는 비관론이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국제유가입니다. 과거 '오일쇼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공포스럽게 치솟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데요, 지난 주 목요일 국제유가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동결 시사로 달러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럴 당 145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문제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심각하지만, 더욱 심각한 점은 유가 상승이 투기 세력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급 차질 문제라는 점인데요, 석유 공급 업체들뿐만 아니라 월가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유전 문제가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은 곧 지금 같은 유가의 상승이 상당히 장기적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키워놓고 경기침체까지 일으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시발점인 주택시장도 재고가 늘어나면서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여기에 고용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하반기에 증시가 살아날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6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상반기에만 43만8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요, 경기둔화 속에 에너지와 상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감원하는 기업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고용시장이 나빠지면 소비가 위축되고, 사람들이 소비를 안 하게 되면 기업수익성도 나빠지겠죠. 그러면 기업은 고용을 줄이게 되고, 고용이 악화되면, 다시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 여파로 더 어려워진 금융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경제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반기 상승 추세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참 심각한 문제 같은데요, 이와 관련해서 하반기 슬로 모션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주요 변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슬로 모션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하반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좀처럼 안 보인다는 얘기인데요, 1% 정도의 성장을 나타내는 슬로모션 침체나 잠깐 반등한 후에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 예상되면서, 연말에는 10,000선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주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의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금융 부문에서 한정됐던 경제위기가 제조업 쪽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가 슬로모션 침체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그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리만브라더스 역시 “일시적인 경기 후퇴가 아닌 기준 이하의 성장이 2년동안이나 이어질 수 있다”면서 슬로모션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증시와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금이 상품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뿐만이 아닌 세계 증시가 하반기 계속해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역시 가장 큰 변수는 국제유가에 따라 증시가 휘둘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밖에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장 이번 주에는 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를 돌파할 지 여부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반도체 관련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제너럴 일렉트릭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요, S&P500 구성 종목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전망 역시 좋지는 않습니다.
유가 상승과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의 수혜로 에너지 기업과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비교적 괜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주는 2분기에만 38% 오른 유가 영향으로 2분기 수익이 26% 오를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고, 기술주 역시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서의 판매 증가로 분기 수익이 17%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고유가와 주택시장 침체, 신용위기 여파를 받은 금융업종과 주택 건설업체, 자동차, 유통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여전히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11월 예정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들 수 있는데요, 대선 주자들의 경제 부양 정책과 8월8일 시작되는 베이징올림픽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하반기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FRB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말씀드렸듯이 경기가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면서 FRB의
금리상승 시점은 더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를 부추기면서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실업률이 더 높아질 수 있고, 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면서 FRB가 또다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까지는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어봤습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산 넘어 산입니다. 경제팀의 권순욱 기자였습니다.
권순욱기자 swkw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