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번 베이징에 어느 정도 규모의 선수단을 내보낼까.

관련정보에 따르면 11개 종목 63명이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최근 박창남(51)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 같은 규모의 출전 선수단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확정이라고는 해도 올림픽이 개막하는 8월8일까지 변동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63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32명)이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36명) 참가 선수단의 두 배에 육박하고, 사상 최대 64명이 참가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북한은 바르셀로나에 임원 33명을 포함해 97명을 파견했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선수 57명과 임원 44명 등 모두 101명을 내보냈다.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임원 숫자를 늘려서라도 최대 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메달 목표는 금, 은, 동메달을 불문하고 10개 이상이다.

북한은 바르셀로나에서 일본을 제치고 종합 16위(금 4, 동 5)에 오른 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금 2, 은 1, 동 2),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1, 동 3)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4, 동 1)에선 메달 4∼5개를 가져갔다.

유도와 여자축구에서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길 학수고대하고 있고,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복싱과 사격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꼽는 금메달 1순위 후보는 여자 유도 57㎏급에 출전하는 계순희(29.조선체육대학)다.

1996년 애틀랜타 48㎏급 금메달, 시드니 52㎏급 동메달, 아테네 57㎏급 은메달을 따낸 계순희는 이번엔 12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탈환을 노리고 있다.

계순희는 2003, 2005,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7㎏급을 3연속 제패하며 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남자 60㎏, 66㎏, 73㎏급과 여자 48㎏, 52㎏, 57kg, 63㎏급 등 7체급에 출전하는 가운데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여자 52㎏ 안금애(모란봉체육단)와 63㎏급 원옥임(리명수체육단)도 내심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14체급에 모두 출전하는 만큼 남북 대결이 주목을 끌 전망이다.

북한은 여자축구에서도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소망이 이뤄질 경우 아시아 국가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축구 종목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는 명예를 함께 얻을 수 있다.

세계랭킹 6위이자 `아시아 절대 강자'인 북한 여자축구는 호주, 대만, 홍콩과 맞붙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경기에서 무려 51골을 뽑은 반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무적 행진'을 벌였다.

김광민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선 독일(세계 2위), 브라질(4위), 나이지리아(25위) 등 각 대륙 최강팀과 격돌한다.

북한의 최근 기세나 전력을 감안할 때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때 득점왕(7골)을 차지한 주장 리금숙(4.25체육단)이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한편 베이징올림픽 축구 종목은 한국은 남자, 북한은 여자만 참가하는 만큼 맞대결을 기대할 수 없다.

남자 4명, 여자 3명이 출전하는 역도에선 남자 간판인 4.25체육단의 차금철(21)과 기관차체육단의 임용수(28)가 메달 1∼2개를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금철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56kg급 합계에서 283㎏(인상 128㎏, 용상 155㎏)로 금메달을 땄고,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임용수도 같은 대회 남자 62kg급 합계에서 315㎏(인상 142kg, 용상 173kg)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부 63kg급 박현숙(23.압록강체육단)도 같은 대회에서 합계 240kg으로 4위에 오른 적이 있어 경기 당일 컨디션만 좋으면 메달을 수확할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 복싱에선 아테네 은메달리스트 김성국(27.평양시체육단) 혼자 출전권을 따냈지만 역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김성국은 아테네올림픽 페더급(57㎏)에서 알렉세이 티치첸코(24.러시아)에게 져 은메달에 그친 뒤 이번엔 티치첸코와 함께 한 체급 올려 라이트급(60㎏)에 도전한다.

김성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땄고 최근 세계 조류에 맞게 파워 넘치는 복싱을 구사한다는 평이어서 대진표만 잘 받으면 메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체급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 백종섭(28.충남체육회)과 남북 대결 가능성도 있다.

사격에선 김정수, 류명연, 권동혁, 박정란, 박영희(이상 4.25체육단)와 조영숙(압록강체육단) 등 6명이 출전하는 가운데 아테네 동메달리스트인 50m 권총의 김정수가 메달 유망주로 꼽힌다.

이 밖에도 북한은 레슬링(3명), 다이빙(4명),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2명), 양궁(2명), 체조(2명), 탁구(5명), 마라톤(6명)에도 참가한다.

탁구는 아테네에서 여자단식 은메달을 따낸 김향미가 은퇴한 뒤 세대교체 진통을 겪은데다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고,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