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대중교통이 끊겨 택시비가 필요했던 직장인 최모씨.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하는 수 없이 근처 편의점에 들러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5만원을 찾았다.

최씨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다음날 5만원을 갚았는데 생각보다 적은 수수료를 보고 무척 놀랐다.

취급수수료 300원 외에 다른 수수료가 일절 없었던 것.해당 카드사에 알아보니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고 5일 이내 돈을 모두 갚으면 수수료가 면제된다는 답을 들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경쟁적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서다.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보다 수수료율이 낮은 때가 적지 않아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게 됐다.

◆현금서비스 금리 연 7%

우리은행은 최근 들어 카드고객들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 사이 현금서비스로 10만원 이하의 금액을 인출하는 경우 연 7%의 수수료율만 적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은행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연 9.20~27.40%)보다 2%포인트 이상 저렴하다.

연 9% 수준의 금리를 내야 하는 은행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때보다 이자부담이 적다.

신한카드는 현금서비스 이자를 받지 않는다.

물론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뒤 5일 안에 돈을 모두 갚을 때에 한해서다.

5일째가 휴일이면 그 다음 영업일까지 결제하면 이자가 전혀 없다.

하지만 취급수수료(이용액의 0.6%)는 내야 하며 해외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을 때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민은행은 5만원 이상의 현금서비스 이용액을 2~12개월 할부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통상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다음 달 결제일에 모두 상환해야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금서비스 금액을 할부로 나눠서 갚을 수 있는 것이다.

결제일 이전에 신청해야 하며 연체 중이거나 일부 금액을 이미 결제한 경우에는 이용할 수 없다.

현대카드는 현금서비스 이용이 많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현금서비스 특화카드 '현대카드F'를 내놓았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연 11.9%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월 50만원 이상 카드를 쓸 경우 수수료율은 연 7.9%로 내려간다.

일부 전업계 카드사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금액과 이용기간에 관계없이 지불해야 하는 '기본료'가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의 0.5~0.6%인 취급수수료 외에 1000원을 은행 공동 전산망 이용 대가 명목으로 받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이 같은 기본 수수료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1000원을 최저 취급 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

◆카드론 인터넷 신청

카드론은 현금서비스보다 한도가 높고 금리도 저렴하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카드론 최저 금리를 연 7.99%에서 7.59%로 인하하는 등 올 들어 연 7%대의 카드론을 제공하는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이 늘면서 카드론 금리가 더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카드론은 현금서비스에 비해 대출 절차가 까다로운 게 흠이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이 점을 해소하기 위해 카드사나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ARS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카드론을 신청하고 대출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현금서비스는 바로 다음날 갚아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카드론은 일반적으로 만기 전에 상환하면 일정액의 중도상환수수료는 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해주는 곳이 늘고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전북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전북은행은 취급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

삼성카드도 카드론 이용시기를 미리 정해서 삼성카드 홈페이지 또는 ARS(1588-8600)로 예약하면 해당시점에 이자율 또는 취급수수료 등을 할인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의 요구가 있으면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한도를 올려주는 '대출한도 증액 서비스'를 제공하고 1개월 단위로 대출기간과 상환방식 등을 변경해주고 있다.

가맹점주들을 겨냥한 가맹점 전용 카드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의 '가맹점주론'은 최저 연 8.9%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가맹점의 현대카드 결제내역에 따라 달라지며 원금 균등분할방식으로 상환하면 된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경우 한시적으로 이자만 내고 이후 원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삼성카드의 가맹점 전용 카드론인 '삼성 비즈론'과 외환은행의 '카드 가맹점 오너론'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가맹점 전용 카드론을 내놓을 예정이며 비씨카드도 가맹점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