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프라이부르크시는 유럽을 대표하는 태양도시다.

태양전지판이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주택단지가 인상적이고,태양광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기관,관련사업체가 대거 몰려 있다.

과거 30여년 동안 시정부가 태양에너지의 활용을 확대하는 사업을 시정의 제1 목표로 삼고 추진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프라이부르크시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건물에는 에너지 절약기준을 강제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태양도시는 석유와 석탄에 의존하는 화석도시와 대비되면서 인근 스페인은 물론 멀리 호주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에너지 절약에서 비롯된 태양도시는 곧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들어 유가가 급상승 커브를 그리면서 태양도시는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석유자원이 전무한 우리 형편에서 태양도시는 부럽기만 하다.

제3차 오일쇼크가 우려되면서 또 다시 에너지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홀짝제의 자동차 운행제한,조명을 줄이는 절전운동 등의 에너지절약 캠페인에 들어갔다.

기업들은 벌써부터 마른 수건을 쥐어짤 정도로 냉방온도를 최대한 조절하고 화장실의 비데까지 절전을 하고 있다.

노타이와 반소매를 입는 '쿨비즈'차림을 권장하는가 하면,에너지를 관장하는 CeO(Chief energy Officer)를 둔 회사도 있다.

고유가가 경제위기로 인식되면서 정부와 기업체,민간 모두가 경각심을 높이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긴 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고유가의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인 태양광이 우리나라에서 대체에너지로 안성맞춤이라는 의견이 많다.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어느 지자체가 태양도시를 선언하고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얼마나 신선할까 싶다.

프라이부르크를 비롯해 벤치마킹할 외국의 도시들은 얼마든지 있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