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안산 시화.반월，인천 남동공단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공장을 팔아 달라는 문의가 연초보다 최대 3배 늘어난 상태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폭등,아파트 미분양 속출 등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공장을 가동할수록 빚만 늘어나는 '한계기업'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이 8일 수도권 공장 매물 전문 부동산업소 30곳을 대상으로조사한 결과 지난 2분기 중 공장 매물은 연초보다 업소에 따라 적게는 20%，많게는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안산시 고잔부동산 관계자는 "한 달에 두세 건 정도 들어오던 공장 매물이 5월과 6월 중 갑자기 예닐곱 건으로 증가했다"며 "시화.반월，남동공단의 경우 최소 100개 이상의 공장이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부품，화학수지，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업종에서 공장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장 매매가 은밀한 거래를 통해서도 상당수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매물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부동산 업체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시화공단 H컨설팅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공장 매각 대금으로 빚을 갚거나 땅값이 싼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 경매업체 GG옥션에 따르면 공장 경매진행 건수는 지난 1월 327건이었으나 2월부터 270~298건 정도로 보합세를 보이다가 지난달엔 335건으로 늘어나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는 추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매물로 나온 공장이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면서 공장값 추가 하락을 우려한 나머지 매수자가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 성서공단은 전체 2400여개 업체 중 5% 정도가 매물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는 상태이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본근 성공 공인 중개사는 "지난 4월,5월만 해도 급매물이 가끔 거래됐지만 지금은 문의 자체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신평장림공단 1588부동산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6월 중순부터 5개의 공장 매물이 한꺼번에 나왔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