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수직하락하며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어제는 투매(投賣)사태까지 빚어지며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500선마저 위협받았다.

코스피지수는 5월 중순 이후에만 20%가량이나 주저앉았고 투자자들은 날로 확대되는 손실폭에 한숨만 짓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의 주가폭락은 일시적 패닉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제 상황 자체가 급격히 악화된 데 원인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특히 배럴당 140달러선도 돌파한 국제유가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를 억누르며 글로벌 증시에 하락 도미노를 불러오고 있다.

세계증시는 상반기중 26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6월 한 달에만 시가총액 3조달러를 공중에 날려보냈다.

뉴욕증시의 경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연 우려까지 겹쳐 5년여 만에 공식적인 약세장(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다.

대외 경제 환경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외국인들의 이탈 양상이 두드러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외국인들은 최근 22일 연속 순매도로 일관하면서 6조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다.

증시 여건이 좋지 못할 뿐 아니라 환율 움직임도 불안한 만큼 일단 현금화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한다.

게다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돈줄을 조이겠다고 밝혀 시장을 더욱 주눅 들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최고 연 9%를 넘어서는 등 금리가 상승일로에 있는데다 촛불시위로 인한 사회불안,경제정책 표류 같은 요인들까지 더해진 상황이고 보면 증시엔 악재만 무성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거나, 단기하락폭이 큰 만큼 곧 기술적 반등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는 않다.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도 위안을 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 상황 및 초고유가 등을 감안할 때 증시가 조기에 활황세로 복귀하기는 힘들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따라서 투자자들은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섣불리 매매에 가담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眼目)을 갖고 신중하게 투자에 임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한마음이 돼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