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 이 넷세상을 바꾼다] 학생들 "나도 한때 악플러… 반성 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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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 악플러(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가 된 적이 있어요.
그 순간에는 재미 있었지만 내 악플 때문에 상대방이 괴로워하고 자살까지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잠을 못 잘 때도 있었어요.선플 운동이 시작된다니까 이번 기회에 선플을 많이 달려고 노력…, 아니 달 거예요."
선플달기운동본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8일 서울 반포동 방배중학교에 '선플방'을 만들던 날,이 학교 1학년 학생인 A군이 운동본부 홈페이지(sunfull.or.kr) '1000만 선플달기' 코너에 '반성,반성'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한창 장난기 많은 열네 살 소년 소녀답게 "부모님 기말고사 못봐 죄송합니다" 등 엉뚱한 댓글도 여럿 있었지만 어쩌면 생애 처음 달아보는 선플에 학생들은 마냥 신이 난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민병철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고승덕 한나라당 의원,방송인 김제동씨 등 선플달기운동본부 공동 대표들과 김기성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방배중학교 학생들이 참석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고 의원이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도 인터넷 세상에서는 성인처럼 말과 행동을 하지요? 남이 안 본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는 어른처럼 한 번 더 생각하고 글을 올리자는 게 선플달기 운동의 취지"라고 설명하자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촛불시위에 대한 얘기들을 접해서인지 촛불시위에 관한 의견들도 상당수 올라왔다.
B군은 "이명박 대통령 아저씨와 군인들을 욕하고 악플을 다는 것보다 촛불시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선플을 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선생님,부모님,친구,악플로 고생하는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이날 하루에만 약 300개의 선플 릴레이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예정에 없던 김 부의장 등이 참석하는 등 선플달기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김 부의장은 "서울시 초.중.고등학교에 선플방을 만드는 일을 적극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교 선플방 설치 캠페인'은 오는 8월 경기 용인 성지고교와 수원 수원공고 등으로 이어진다.
운동본부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도 선플방을 만들기로 했다.
박동휘/민지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