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8일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환율을 1030원대로 끌어내렸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해 공조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환율이 18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20전 내린 1032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는 1026원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이날 오전과 오후에 한 차례씩 대규모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총 20억달러 이상을 시장에 푼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환당국이 이미 외환보유액을 써서 환율을 잡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며 "상당히 공격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역외 차액선물환(NDF) 시장에서도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간밤에 NDF 시장에서 환율 종가가 전날 종가(1042원90전)보다 훨씬 낮은 1036원대에 마감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는 의미"라며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정부와 한은은 전날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외환시장의 수급 상황이 특별히 나쁘지 않은데 과도한 '쏠림 현상'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을 풀어서라도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