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퇴계로 쪽 남대문시장 앞을 지나던 시내버스 중 상당수가 노선을 변경할 것으로 보여 시장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퇴계로와 만리재길을 잇는 서울역 앞 고가가 안전문제로 철거되면서 이 고가를 지나던 시내버스들의 노선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상인들은 "버스노선 변경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어 재래시장 경기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8월부터 서울역 앞 고가의 버스 통행을 금지하고 이 고가를 지나는 버스들의 노선을 조정하는 방안을 지난 6월부터 검토해온 것으로 8일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고가는 2010년 철거 예정이지만 안전상의 심각한 결함이 있는 만큼 철거에 앞서 이른 시일 내 버스 운행을 중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최근 남대문상인 대표들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제시한 노선변경 예정안에 따르면 기존 퇴계로 남대문시장 앞에서 정차한 후 고가를 타고 만리동이나 염천교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12개 버스노선 가운데 8개 노선은 남대문시장 경유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604번 버스는 현재 명동→남대문시장→서울역 고가→만리동으로 운행하지만 고가 통행이 금지되면 남대문으로 오기전인 회현사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남대문로를 지나 염천교→만리동 방향으로 우회하게 된다.

이 같은 변경안이 알려지면서 퇴계로에 인접한 시장 상인들은 버스가 정차하지 않게 되면 시장 이용객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상인들은 최근 시장 이용객과 인근 상인 등 58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경찰청에 퇴계로를 빠져나온 버스들이 서울역앞 삼거리에서 용산 방향으로 좌회전하거나 염천교 방향으로 우회전할 수 있도록 전용신호를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