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CD 금리는 전일 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5.4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1일 5.4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달 들어 6거래일 중 3거래일간 오름세를 보이는 등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CD 금리의 상승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원화 유동성이 단기간 내에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20억달러가량을 시장에 풀면서 단기 유동성을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CD 금리가 실세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인식도 커졌다.

국내 은행의 한 자금 담당자는 "3개월 은행채가 연 5.47%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CD 금리가 이보다 10bp(0.1%) 이상 낮은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며 "CD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최저 가산금리를 인상,대출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협은 최근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의 최저 가산금리를 종전보다 연 0.02%포인트 인상했으며 신한은행도 가산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농협 관계자는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가산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상 요인은 35bp(0.035%)지만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0.02%로 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CD 금리를 기준으로 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추가적인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8일 현재 6.69~7.39%,외환은행은 5.84~7.12%로 지난주와 비교해 각각 0.02%포인트 올랐다.

CD 금리의 상승은 모든 대출자에게 적용되지만 가산금리 인상은 신규 대출자에게 국한된다.

여기에 은행채 금리에 연동된 고정금리형 주택대출의 최고 금리는 이미 9%대로 진입한 상태여서 대출자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중산층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며 "금리 상황과 대출 증가세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