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오는 10일 국회의장 선출과 함께 국회 개원식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40일째 공전 중인 국회가 조만간 정상화될 전망이다.

민주당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등원조건으로 고수하고 있지만 더이상 등원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 '여야 합의개원'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8일 오후 회담을 갖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특위' 등 5개 특위를 구성하는 것을 전제로 이같이 합의했다고 권 원내대표가 밝혔다.

양당이 구성하기로 합의한 특위는 △국회법,국회규칙 개정을 위한 특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정조사 특위 △민생안정 대책특위 △공기업 관련 대책특위 등이다.

권 대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의 경우 한나라당이 민주당 등 야당이 요구한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당은 일찌감치 10일을 국회 정상화의 '데드라인'으로 잡고 물밑접촉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주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등원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9일까지 민주당의 결정을 기다린 후 10일 등원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10일을 국회 정상화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는 이날을 넘길 경우 17일로 예정된 국회 환갑잔치(제헌 60주년 행사)를 제대로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회의장 명의로 외빈들에게 초청장을 보내야 하는데 우편으로 발송하는 건 이미 늦었고 이메일이나 팩스로 초청하기 위해서도 일주일은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을 경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국회의장 내정자 신분으로 맞이했던 '국제적 망신'을 반복하게 된다는 게 국회 사무처의 설명이다.

또 11일에 전국 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어린이 모의국회' 행사를 위해 국회를 방문하기로 계획돼 있는 것도 10일 국회의장 선출의 명분으로 작용했다.

민주당도 전향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공식 회동을 거부해왔던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홍 원내대표의 일 대 일 회동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두 사람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에 대한 최종 담판을 벌였다.

민주당은 여전히 등원 전에 가축법 개정 방침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외국과의 협상 내용을 국내법으로 무력화시키면 통상 국가인 우리 자신이 후폭풍을 맞게 돼 야당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며 "한나라당이 그동안 민주당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고 자유선진당도 등원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민주당 협조 없이 개원한다고 해도 국민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노경목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