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차 이야기] 허머‥길들여 지지 않는 그 남자의 야생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허머는 현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마초적인 성능과 모습을 갖춘 차량이다. 처음엔 지프 이후 미군의 차세대 군용차량으로 개발됐다. 현재 미군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험비의 민간용 버전이다. 군용 스타일의 대형 SUV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이라크전 등 미군이 개입한 전쟁이나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허머의 모체인 험비는 AM제너럴이란 방산업체가 처음 개발해 1985년부터 실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1년 발발한 걸프전에서 뉴스채널을 통해 적지에서 활약하는 험비의 강인한 모습이 공개됐다. 그러면서 민간 수요가 차츰 생겨나기 시작했다.
영화배우이자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유명한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대표적인 험비 마니아다. 제작사에 민간용 버전을 강력히 요청했고,결국 에어컨과 카오디오 등 인테리어를 약간 손 본 허머가 탄생하게 됐다. 슈워제네거는 허머의 1호 수령자이기도 하다.
민간용 '군트럭'인 허머의 성능은 험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허머는 4륜 전환이나 오프로드 튜닝을 굳이 하지 않고서도 웬만한 험로를 무난하게 주파한다. 8기통 6600㏄의 터보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300마력,72㎏.m 토크의 괴력을 자랑한다. 70㎝ 이상 깊은 물도 손쉽게 건널 수 있다. 유사시 타이어 공기를 운전석 스위치 조작으로 빼고 넣을 수 있는 콤프레스가 장착됐다. 사막이나 아스팔트를 가릴 것 없이 빠르게 달릴 수 있다. 펑크난 후에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해 주행 안전성을 보장했다.
차량의 튼튼함은 말할 것도 없다. 허머의 모태인 험비는 신속하게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낙하산 투하 방식으로 이송된다. 다시 말해 공중에서 투하해도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차체가 튼튼하다는 뜻이다.
가장 마초적인 성능을 보이는 허머이지만,일반인이 운전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전폭이 2.2m로,우리나라 마을버스 정도의 너비를 갖고 있다. 시내를 주행할 때 연비가 ℓ당 3~4㎞ 수준으로 좋지 않다. 때문에 연료통이 일반 승용차의 두세 배 크기인 195ℓ에 달한다.
1992년 GM은 허머 브랜드를 전격 인수했다. 기존 허머를 허머H1이라 명명하고,작고 연비를 개선한 H2,H3를 개발했다. 하지만 마초적인 허머만의 이미지와 괴력은 약해졌다. 2006년엔 허머의 원조인 H1 모델이 고유가로 인한 판매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욱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