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 서울 잠원동 근처 한강시민공원은 초여름 날씨였다. 하지만 그리 무덥지는 않았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부드러웠다. 시계 바늘이 가르키는 시간은 오후 3시.이런 날씨와 잘 어울리는 여성이 등장했다. 댄스곡인 '여우가'와 '몰라몰라'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문지은 씨(25)다. 소매가 없는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햇볕에 적당히 그을린 것 같은 피부와 유난히 큰 귀걸이가 인상적이었다. 문 씨가 폭스바겐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링모델 '뉴비틀 카브리올레'에 올랐다. 뉴비틀의 오픈카 버전이다.

"뉴비틀 고유의 곡선이 잘 살려졌기 때문에 여성스러운 느낌이 많이 나는 차네요. 한 마디로 귀엽고 깔끔하다고 할까요. "

뉴비틀 카브리올레는 2000cc급으로 4인승 승용차다. 지붕이 있는 일반 모델보다 좀더 날렵하고 스포티한 게 특징이다. 5단 변속기가 장착됐고,최고 115마력의 힘을 낸다. 문 씨가 뉴비틀 카브리올레의 시동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벼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단순히 겉모양만 예쁜 게 아니라 엔진도 괜찮네요. 장난감 같이 생겼지만 힘이 좋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차인 것 같습니다. "

문 씨는 뉴비틀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오랫동안 그녀의 드림카였기 때문이다. 뉴비틀 카브리올레가 일반 모델과 어떻게 다른 지 정확하게 꿰고 있었다. 그는 "뉴비틀 시리즈 중 오픈카인 카브리올레가 추가돼 그동안 마음이 많이 설레었다"며 "일반 뉴비틀에 비해 사이드미러가 더 세련되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이 주행성능을 이유로 폭스바겐 골프를 많이 좋아하는데,디자인에 더 민감함 여성들에게는 뉴비틀 카브리올레가 제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얘기처럼 실제 뉴비틀 구매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70% 이상일 정도로 높다.

문 씨는 "수입 오픈카 가격이 무척 비싼 편인데,이 차는 4000만원에 못미치는 가격"이라며 "지붕을 천으로 덮는 소프트탑인데도 내부가 덥지 않고 쾌적하다"고 전했다.

뉴비틀 카브리올레의 내부 디자인에 대해서도 꼼꼼한 평가를 내놨다. 운전대 앞쪽이 탁 트여 실내가 넓어보이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차체가 작은 편인데도 운전석 앞이 시원하게 트여있어 굉장히 넓어보이는 느낌"이라며 "비틀의 심볼인 꽃병 역시 운전자를 반기는 것 같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전대 옆에 붙어있는 꽃병에 튤립을 꽂고 운전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봤다고 했다.

뉴비틀 카브리올레의 단점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먼저 다소 시끄러운 엔진음을 지적했다. 배기량이 높은 고급 차량과 달리 운전석에서 들리는 소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파사트,페이톤 등 다른 폭스바겐 모델과 다르게 내부 디자인이 허전한 느낌을 많이 준다고도 했다. 겉모양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데,내부는 이와 어울리지 않게 투박하고 클래식 모델과 같은 분위기를 낸다는 얘기다.

문 씨는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니 좌석과 옆면 디자인은 괜찮은데,오디오가 장착된 센터페시아 쪽이 좀 불만"이라며 "뉴비틀 카브리올레를 만들 때 이 부분에 신경을 덜 쓴 것 같다"며 웃었다.

뉴비틀 카브리올레 외에도 드림카가 있는지 물어봤다. 평소 차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며 벤틀리 차를 타보고 싶다고 했다. 벤틀리는 영국의 최고급 차량 제조업체로 폭스바겐의 산하 브랜드다.

문 씨는 히트곡 여우가에 이어 중독성 강한 댄스곡 '몰라몰라'로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몰라몰라는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일렉트로닉 장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으로도 힘있는 춤과 노래로 매력적인 무대를 보여줄 겁니다. 뉴비틀 카브리올레처럼요. "

글=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