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외진 도로나 산길에서 갑작스레 자동차가 고장나면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나 자동차 회사의 긴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자칫 상황이 꼬이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비상상황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자동차 응급상황 대처법을 Q&A로 알아본다.

Q.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A.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는 헤드램프를 켜 보거나 경적을 울려본다.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다. 주위에 다른 차가 있다면 점프케이블을 이용해 응급처치하면 된다.

케이블 연결 때는 반드시 양극(+)을 먼저 연결하고 풀 때는 역순으로 해야 한다. 만약 헤드램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점화 코일이나 시동 모터,배선회로 등의 결함이라고 봐야 한다. 정비 공장에 연락하는 수밖에 없다.

비 오는 날 시동이 꺼지는 것은 습기 때문에 누전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성급히 시동키를 돌려 배터리를 방전시키지 말고 몇 분 기다리는 게 좋다. 엔진 열에 의해 습기가 마르면 시동이 걸린다. 그래도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점화플러그에 연결돼 있는 코드의 물기를 제거한 뒤 시동을 걸어본다.

Q.전조등이 나갔다면?

A.운전석 앞쪽의 퓨즈박스를 연 뒤 배선도를 보고 끊어진 전조등 퓨즈를 뽑아 암페어를 확인한다. 예비퓨즈가 있다면 그걸로 갈아 끼우고 없으면 오디오 등의 퓨즈로 갈아끼워 임시 운행하면 된다.

이때 원칙적으로 같은 암페어 퓨즈를 사용해야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낮은 암페어 퓨즈를 사용해도 된다. 그러나 규정용량보다 큰 암페어 퓨즈를 사용하면 화재 위험이 있다.

Q.엔진 과열 때는?

A.엔진룸을 열어 냉각팬 회전 여부를 먼저 살피고 냉각팬이 작동하지 않을 때는 퓨즈가 끊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냉각팬이 작동하고 있다면 공회전을 유지하면서 온도계 눈금이 떨어지기를 기다린 뒤 시동을 끄고 식힌다. 눈금이 떨어지지 않으면 엔진 정지 후 냉각수 및 기계적 고장을 점검해야 한다. 냉각수 보충 때는 수증기에 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Q.빗길에서 와이퍼가 작동되지 않을 때는?

A.와이퍼가 작동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때는 담배가루나 물기가 많은 나뭇잎,비누 등을 유리 바깥쪽에 문질러서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와이퍼가 작동되기는 하는데 잘 닦이지 않거나 떨림 현상이 생기면 와이퍼 암을 안쪽으로 휘어 장력을 강하게 조정해 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Q.차 안에서 가죽 타 같은 냄새가 난다면?

A.가죽 타는 냄새는 보통 브레이크 라이닝이 탈 때 난다. 이때는 가급적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냄새로 자동차의 이상을 알 수 있는 경우는 이외에도 많다. 달콤한 냄새가 나면 냉각수가 새고 있을 확률이 높다.

식초 냄새가 나는 것은 전압조정기 고장으로 배터리가 과잉 충전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창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헤드램프나 에어컨 등 전기를 소모하는 장치를 모두 작동시켜야 한다. 팬벨트가 늘어졌거나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때는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