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딜랴 대주교 "미사는 평화·화해 수단…혼란 부추겨서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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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딜랴 대주교 "미사는 평화·화해 수단…혼란 부추겨서는 곤란"
"한국에 오니 마치 고향에 온듯 행복합니다.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앞으로도 계속 갖게 될 것 같아요. 한국과 한국 교회에 하느님의 은총이 있기를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주한 로마교황청 대사로 부임한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66)는 9일 서울 궁정동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 태생인 파딜랴 대주교는 1966년 세부 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뒤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거쳐 1972년부터 스리랑카, 아이티, 나이지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프랑스의 교황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1990년 대주교로 임명된 뒤에는 파나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 대사를 거쳐 한국에 부임했으며 오는 1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세계 교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교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몽골대사도 겸하고 있어 최근 몽골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활동 중인 두 명의 사제 가운데 한 분은 16년째 선교활동 중이더군요. 한국으로 오기 전 교황님도 평신도로부터 시작한 한국 천주교의 특별한 역사를 언급하시면서 세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큰 모범이라고 하셨어요."
파딜랴 대주교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 문제는 세계화에 따른 현상으로서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상호 교류와 개방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문화를 잊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교회의 현실참여에 대한 생각을 묻자 "모든 시민은 자신의 입장을 평화적으로 표명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미사와 같은 성찬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기도로서 타인과 일치.평화.화해를 이루는 수단이 돼야 하는데 행여 예수님을 모시는 미사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잘못 이해돼선 안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파딜랴 대주교는 "하느님의 사람은 반드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신자가 아니다"라며 대북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100여개 국가에서 교황을 초청한 상태인데 혹시 아시아에 오시게 되면 (조국인) 필리핀보다 한국에 먼저 오시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지난달 13일 주한 로마교황청 대사로 부임한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66)는 9일 서울 궁정동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 태생인 파딜랴 대주교는 1966년 세부 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뒤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거쳐 1972년부터 스리랑카, 아이티, 나이지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프랑스의 교황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1990년 대주교로 임명된 뒤에는 파나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 대사를 거쳐 한국에 부임했으며 오는 1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세계 교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교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몽골대사도 겸하고 있어 최근 몽골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활동 중인 두 명의 사제 가운데 한 분은 16년째 선교활동 중이더군요. 한국으로 오기 전 교황님도 평신도로부터 시작한 한국 천주교의 특별한 역사를 언급하시면서 세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큰 모범이라고 하셨어요."
파딜랴 대주교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 문제는 세계화에 따른 현상으로서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상호 교류와 개방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문화를 잊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한 교회의 현실참여에 대한 생각을 묻자 "모든 시민은 자신의 입장을 평화적으로 표명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미사와 같은 성찬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기도로서 타인과 일치.평화.화해를 이루는 수단이 돼야 하는데 행여 예수님을 모시는 미사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잘못 이해돼선 안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파딜랴 대주교는 "하느님의 사람은 반드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신자가 아니다"라며 대북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100여개 국가에서 교황을 초청한 상태인데 혹시 아시아에 오시게 되면 (조국인) 필리핀보다 한국에 먼저 오시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