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ㆍ중소기업 함께 뛴다] ④ 한국동서발전-삼진금속 "500억짜리 화력가스터빈에 中企부품 써 준 자체가 모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소기업에서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부품을 개발하면 뭐합니까.
자칫 500억원짜리 복합화력가스터빈이 고장날 수도 있는데 선뜻 사주겠습니까.
한국동서발전이 우리 제품을 믿고 사용해준 것 자체가 모험이었지요."
볼트 너트 등을 생산하는 삼진금속의 이운용 대표는 "구매조건부사업의 가장 큰 효과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구매해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진금속은 복합화력가스터빈에 들어가는 스핀들 볼트(Spindle bolt)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2007년부터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국내 발전사들은 1990년대 초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GE,알스톰,지멘스 등에서 104대의 복합화력가스터빈 설비를 도입했다.
발전기 터빈과 날개를 묶어주는 스핀들 볼트는 길이만 2m가 넘는다.
따라서 고온과 고압에서 견뎌야 하고 직진도(제품의 곧기)도 우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볼트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사들은 부품 교체시마다 발전기 한 대에 4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이 부품을 수입해야만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진금속과 한국동서발전이 손을 잡은 때는 2006년 10월.한국동서발전은 정부의 구매조건부사업의 일환으로 삼진금속에 스핀들 볼트 국산화 개발을 요청했다.
한국동서발전은 25년 넘게 볼트 너트 생산에 전념해온 삼진금속의 경험과 노하우를 믿고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우선 신제품 생산설비 도입 자금을 제공하고 외국산 제품에 대한 현장 운전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경영컨설팅 제공,전산기반 구축 자금 및 특허등록 출원비 지급 등 사소한 것까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삼진금속 역시 제대로 된 제품만 내놓으면 2년 동안 구매를 보장하겠다는 한국동서발전의 약속을 믿고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
삼진금속은 지난해 7월 경기도 일산열병합 1호기에 스핀들 볼트를 시험 장착하고 3개월간의 현장테스트에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대표는 "제품 하나 만드는 데 10일씩 걸리는 공정을 6개월 내내 반복하면서 품질 개선을 계속한 결과 수입품보다 직진도가 12배 이상 높고 강도도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특히 한국동서발전이 우리를 믿고 시제품을 발전기에 장착해줘 공식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 개발로 삼진금속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한국동서발전과 포스코에너지에 각각 8억원,GS파워에 2억원어치의 부품을 납품하면서 2006년 18억원이던 매출액이 30억원으로 뛰었다.
직원도 12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이 회사는 특히 두산중공업이 생산할 5대의 가스터빈에 30억원어치의 부품 공급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게다가 한국동서발전과 3000억원 규모의 해외시장 개척도 함께 하기로 했다.
구매조건부사업의 성공으로 한국동서발전은 10년 주기로 교체하는 스핀들 볼트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주문에서 납품까지 1년 걸리던 것을 한 달 내로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전력생산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김진선 한국동서발전 중소기업지원팀 차장은 "구매조건부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득이 되는 '윈윈 게임'"이라며 "국가적으로도 외화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과공유제도' 등을 통해 타 발전사에도 삼진금속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김해=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자칫 500억원짜리 복합화력가스터빈이 고장날 수도 있는데 선뜻 사주겠습니까.
한국동서발전이 우리 제품을 믿고 사용해준 것 자체가 모험이었지요."
볼트 너트 등을 생산하는 삼진금속의 이운용 대표는 "구매조건부사업의 가장 큰 효과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구매해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진금속은 복합화력가스터빈에 들어가는 스핀들 볼트(Spindle bolt)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2007년부터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국내 발전사들은 1990년대 초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GE,알스톰,지멘스 등에서 104대의 복합화력가스터빈 설비를 도입했다.
발전기 터빈과 날개를 묶어주는 스핀들 볼트는 길이만 2m가 넘는다.
따라서 고온과 고압에서 견뎌야 하고 직진도(제품의 곧기)도 우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볼트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사들은 부품 교체시마다 발전기 한 대에 4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이 부품을 수입해야만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진금속과 한국동서발전이 손을 잡은 때는 2006년 10월.한국동서발전은 정부의 구매조건부사업의 일환으로 삼진금속에 스핀들 볼트 국산화 개발을 요청했다.
한국동서발전은 25년 넘게 볼트 너트 생산에 전념해온 삼진금속의 경험과 노하우를 믿고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우선 신제품 생산설비 도입 자금을 제공하고 외국산 제품에 대한 현장 운전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경영컨설팅 제공,전산기반 구축 자금 및 특허등록 출원비 지급 등 사소한 것까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삼진금속 역시 제대로 된 제품만 내놓으면 2년 동안 구매를 보장하겠다는 한국동서발전의 약속을 믿고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
삼진금속은 지난해 7월 경기도 일산열병합 1호기에 스핀들 볼트를 시험 장착하고 3개월간의 현장테스트에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대표는 "제품 하나 만드는 데 10일씩 걸리는 공정을 6개월 내내 반복하면서 품질 개선을 계속한 결과 수입품보다 직진도가 12배 이상 높고 강도도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특히 한국동서발전이 우리를 믿고 시제품을 발전기에 장착해줘 공식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 개발로 삼진금속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한국동서발전과 포스코에너지에 각각 8억원,GS파워에 2억원어치의 부품을 납품하면서 2006년 18억원이던 매출액이 30억원으로 뛰었다.
직원도 12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이 회사는 특히 두산중공업이 생산할 5대의 가스터빈에 30억원어치의 부품 공급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게다가 한국동서발전과 3000억원 규모의 해외시장 개척도 함께 하기로 했다.
구매조건부사업의 성공으로 한국동서발전은 10년 주기로 교체하는 스핀들 볼트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주문에서 납품까지 1년 걸리던 것을 한 달 내로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전력생산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김진선 한국동서발전 중소기업지원팀 차장은 "구매조건부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득이 되는 '윈윈 게임'"이라며 "국가적으로도 외화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과공유제도' 등을 통해 타 발전사에도 삼진금속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김해=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