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亞·아프리카 집중 공략
세계 통신업계에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특히 신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는 M&A가 활발하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M&A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통신업체들이 직접 인수주체로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 데이터는 아시아 통신업체와 관련된 M&A 규모만 지난해 598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이동통신(이통)시장은 이미 외국 통신업체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무대가 됐다.

이달 초 9억달러에 영국의 보다폰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가나텔레콤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가나텔레콤은 가나의 유선통신시장 99%를 점유하고, 이통시장도 자회사를 통해 17%를 차지하는 국영업체다.

보다폰은 이로써 아프리카 진출지역이 콩고 케냐 탄자니아 등에 이어 8곳으로 늘어났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이통사업자인 MTN 인수를 놓고 인도의 1,2위 통신업체인 바티에어텔과 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MTN은 아프리카와 중동 21개국에서 6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이통서비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 업체가 주요 공략 대상이다.

보다폰은 지난 3월 인도 이통사업자인 허치슨에사르를 인수한 덕분에 매달 15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다.

미국 AT&T도 인도의 이통사업자인 에어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중국에서는 3세대 이통서비스를 앞두고 통신업계를 3개사 중심으로 재편키로 한 가운데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싱가포르텔레콤과 SK텔레콤의 지분 투자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정부가 연말까지 선정할 3세대 이통사업자에 외국 업체의 지분 참여를 허용키로 하면서 SK텔레콤 프랑스텔레콤 NTT도코모 싱가포르텔레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베트남 투자리뷰가 8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선 KTF가 일본 NTT도코모와 손잡고 지난해 3세대 사업자인 U모바일 지분 33%를 인수했다.

통신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지난달 이통사업자인 버라이존이 올텔을 275억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며,가상이동통신망(MVNO)업체인 힐리오가 버진모바일과 합병키로 했다.

유럽에선 지난 5월 도이치텔레콤이 그리스 이통사 헬레닉텔레콤의 지분을 사들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