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換市 개입 실패 때와 다른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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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전쟁'을 방불케 한다.
최근에 있었던 비슷한 사례로는 2003년과 2004년 최중경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이끌었던 '공격적 시장개입'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이뤄진 외환시장 개입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화 환율을 떠받치는 쪽으로 단행된 반면 이번에는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쪽으로 개입이 이뤄지는 등 결정적으로 다른 점들이 있다.
당시와 지금의 외환시장 개입 차이점은 크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개입 목적이 다르다.
2003년과 2004년 정부의 시장개입은 수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었다.
'신용카드 대란'으로 내수부진이 심각해지자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이 때문에 원화 환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했다.
반면 이번에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다.
둘째로는 개입 방향이 정반대라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당시에는 환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떠받치기 위해 개입이 이뤄졌다.
이른바 '최중경 라인'으로 불리는 '달러당 1140~1150원 선'이 정부의 방어선이었다.
반면 지금은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 자릿수 환율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셋째,외환시장의 수급 여건도 다르다.
당시는 국제유가가 낮았고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수했다.
경상수지도 흑자행진이 이어졌다.
반면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유가는 140달러를 넘나들고,외국인은 연일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경상수지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넷째,외환당국의 시장개입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당시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이 주된 개입 통로였다.
반면 지금은 외환시장에서 직접 현물인 달러를 내다 파는 방법을 주로 구사한다.
다섯째,당시에는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외환보유액을 쌓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외환보유액 낭비'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는 '달러 매수'개입이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달러 매도'개입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국민 정서상 '외환보유액만 날린다'는 지적은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