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란 변수로 반등에 실패해 1510선으로 추락했다.

정부의 달러화 매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 매도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국제 유가 하락과 뉴욕 증시의 상승 등에 힘입어 전날 침울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20포인트 이상 오름세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수는 오전장에 2% 가까이 상승하며 1560선을 회복하는 등 순항해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외국인도 오전장에는 순매도가 600억원대에 그치는 등 매도 공세가 주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후 들면서 시장 상황은 급변했다.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쏟아부은 탓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급락하자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란이 이스라엘까지 미치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는 소식까지 겹쳐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오후 1시부터 불과 1시간 사이에 6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급증했다.

외국인은 장 마감까지 매도세로 일관해 결국 1814억원의 순매도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소폭 순매수로 버텼지만 코스피지수는 14.09포인트 후퇴한 1519.38로 마감돼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하루에 2% 이상 급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 같은 환율 변동성은 외국인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