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00선을 하회하며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사상 최장기간에 도전하고 있는 외국인 매도와 옵션만기 불확실성, 미국 금융주 부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나마 국제유가 상승이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안정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부증권 강성훈 연구원은 10일 "글로벌 변수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기대와 추가하락에 대한 공포가 혼재하고 있어 향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600선을 하회한 이후 사실상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며 추세적인 상승으로 돌아가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가 상승과 달러가치 하락이 증시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혔지만 미국 금융부실이라는 악재가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어 V자 반등 기대감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국제유가 흐름과 내주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발표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당분간 예민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진적인 회복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리적인 요인이 더해지면서 합리적인 기대수준보다 시장이 더 크게 빠지는 전형적인 언더슈팅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단기적이나마 반등을 점쳤다. 하지만 주가 하락 요인 중 심리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펀더멘털 측면의 악재도 점점 영향력이 커지면서 본격적인 반등은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속은 타지만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기로 결정했다면 길게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듯하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