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초청 오찬… 박대표 "감동의 정치 펴야"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박희태 대표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일본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린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 참석후 전날 밤늦게 귀국했으나 피곤한 기색없이 박 대표 등을 반갑게 맞았으며, 약 1시간 50분간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박 대표는 지난해 대선에서 이른바 `6인회 멤버'로서 함께 선거전략을 논의한 바 있어 이날 만남에서도 격의없이 대화를 나눴으며, 특히 약 20분간 독대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덕담과 농담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여야 개원협상 타결을 언급하며 홍준표 원내대표에게 "합의 개원하신다고 애 많이 썼다"고 격려하자 박희태 대표가 대신 나서 "홍 원내대표가 성질이 급해서 걱정했는 데 합의 개원했다"며 특유의 위트를 구사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정몽준 최고위원도 "개원인 데 박 대표는 `개헌'이라고 한다"며 박 대표의 경상도 사투리를 농담조로 거론하자 박 대표는 즉각 "개헌도 하려면 합의해서 해야지"라고 받아넘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홍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대책과 관련, "공기업(선진화)은 국민지지가 60%에 달해 어떤 식으로 전개되더라도 불리할 게 없고 민생안정도 고유가 대책을 (추진)하면서 우리가 다 해왔다"면서 "국회 휴회 40일동안 우리는 민생활동을 전개해 왔지만 민주당은 하나도 안했다"며 야당을 겨냥해 각을 세웠다.

오찬장으로 이동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국정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당의 역할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일본에서 밤에 에어컨을 심하게 틀어 목이 아프다"고 양해를 구한 뒤 박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축하한다.

선거과정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실 국회가 열리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여야가 합의해 열어 참 다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공짜로 점심 얻어먹는 줄 알았더니 (인사말을 시킨다)"는 농담으로 운을 뗀 뒤 "지금 우리나라는 국내외 도전을 받는 어려운 시기로,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마음을 사야 한다"면서 "감동의 정치를 펴야 한다.

감동이 없어서는 국민들이 흔쾌히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친 박근혜) 의원 전원에 대한 무조건 일괄복당을 허용키로 했다는 소식을 소개한 뒤 "국민들이 걱정해 오던 당의 화합문제이고, 이제 다투는 소리가 아니라 화음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쇠고기 국정조사'를 거론, "어차피 오는 9월 국정감사가 있으니 먼저 한번 정리하고.."라면서 "한두달 대한민국이 진보세력의 저항에 의해 파행을 겪었는 데 이제 청와대, 내각, 당이 정리됐으니 정상적인 나라로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